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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정산 구조 '흔들'…산정기준안 확산에 업계 재편
최령 기자
2025.12.09 10:00:17
가입자 감소 속 기존 협상 방식 한계…LG헬로비전–CJ ENM 사례 주목
이 기사는 2025년 12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챗GPT)

[딜사이트 최령 기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콘텐츠 사용료 공정 배분 산정기준안'(산정기준안)을 잇따라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가 이어지며 시장 수익 기반이 눈에 띄게 약해진 상황에서 기존 콘텐츠 대가 체계를 더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충돌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딜라이브가 LG헬로비전에 이어 PP들을 대상으로 산정기준안 적용 의사를 알렸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마련한 산정기준안은 SO의 콘텐츠 지급률을 유료방송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고 전년도 보장·협상 중심이던 기존 방식 대신 채널별 성과와 SO 매출 변동을 반영해 사용료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급격한 변화를 피하기 위해 인하분은 3년간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중소 PP 보호를 위해 채널군별 사용료 총액 상한을 뒀다. 다만 PP업계는 사용료 절감이 본질적 목적이라며 일방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산정기준안을 적용한 LG헬로비전은 CJ ENM과 정면 충돌한 상태다. LG헬로비전이 하반기부터 기준안에 따라 감액된 콘텐츠 대가를 지급하자 CJ ENM은 협의 없는 감액이라며 tvN 등 주요 채널의 송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이 사례가 기준안 적용의 첫 실제 사례인 만큼, 협상 결과가 다른 SO들의 도입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3622만61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3만8546명 줄었다. 유료방송 시장은 2023년 하반기 3639만명을 정점으로 3개 반기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5755명 감소에 그쳤던 가입자 감소는 하반기 1만9964명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10만명대 감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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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가입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IPTV 가입자는 2141만4521명으로 전반기 대비 10만명 증가했지만 케이블TV는 1209만1056명으로 18만명 넘게 줄었고 위성방송도 6만명 감소했다. IPTV가 전체 시장의 59.11%를 차지하며 비중을 늘리는 동안, 케이블TV 점유율은 33.38%로 내려앉았다.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IPTV 증가세가 둔화되며 기존 성장 패턴이 흔들리고 있다.


가입자 기반이 빠르게 위축되는 가운데 SO는 지급률 부담으로 PP는 광고 매출 감소와 제작비 상승으로 어려움이 심화했다. 그럼에도 기존 정산 체계는 전년도 금액을 기본 보장한 후 협상력에 따라 총액이 커지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SO는 콘텐츠 대가 지급률이 매출의 90%까지 치솟는 왜곡이 발생했고 협상력이 낮은 중소 PP는 반대로 수익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산 관행이 지속될수록 어느 한 쪽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 속에서 기존 협상 방식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LG헬로비전–CJ ENM 사례가 업계의 새로운 협상 룰을 정하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정책을 총괄해야 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아직 위원회 구성조차 마치지 못한 점도 시장 혼란을 키운 점으로 꼽힌다. 산정기준안이 SO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첫 갈등 사례가 표출되면서 방미통위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 간 분쟁 조정 기능이 사실상 멈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이 반복되는 근본 원인으로 시장 자체의 구조 변화가 지목된다. 가입자가 계속 줄어들며 전체 수익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콘텐츠 대가를 전년도 지급액에 맞춰 거의 자동 보장하던 기존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비용 부담이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 모두에게 누적돼 왔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채널 단위로 성과를 평가해 대가를 책정하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OTT·FAST·클립 기반 시청이 늘어난 지금의 환경에서는 채널 중심 정산 방식이 실제 소비 행태나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SO 입장에서는 가입자는 줄고 매출은 정체된 반면 콘텐츠비는 매년 오르거나 유지돼 부담이 커졌다. 특히 일부 SO는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이 매출의 90% 가까이 치솟는 등 기존 구조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크다.


반대로 PP는 선공급–후계약 관행 때문에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됐고 방송 광고 감소와 제작비 부담까지 겹치며 채널 유지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반된 압박이 누적되면서 콘텐츠 대가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고 협상할 것인지 시장 전체가 다시 정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 산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양측이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 객관적인 대가 산정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사업자 간 힘겨루기가 커지면 이용자 피해로 번질 수 있어 규제기관의 중재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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