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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100조 시대, 인재 확보·공공 혁신 미래 판 바꾼다"
최유라, 조은비 기자
2025.10.27 10:00:22
전문가들 "이재명정부 AI 정책, 실행력·이해도 높아…자강·협력 투트랙 '한국형 소버린 AI' 구현"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4일 10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지현(왼쪽)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과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5층 파크볼룸에서 '2025 딜사이트 창립기념 경영전략 써밋'에서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과 한국 AI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주제로 좌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최유라, 조은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며 100조원의 민관 투자 계획을 약속했다.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경제 전반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 제조업, 정보통신기술(ICT), 금융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가운데 '한국형 소버린(주권·Sovereign) AI' 구축으로 미국과 중국 등 외산 기술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AI 정책에 관한 높은 이해도와 실행력을 갖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지원이 인프라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주요 AI 선진국과 함께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선 만큼 국가 차원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보와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병행된다면 한국형 소버린 AI 구현 등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인재 확보와 공공 서비스 중심의 AI 생태계 조성이 향후 5년간 정부 AI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23일 딜사이트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5층 파크볼룸에서 '창립기념 경영전략 써밋'을 개최했다. 이날 대담에선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과 한국 AI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사회는 글로벌 PR 자동화 플랫폼 '퓰리처 AI'를 개발·운영하는 스타시드의 손보미 대표가 맡았다. 패널로는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와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이 참여했다. 


AI 전문가들이 풀어놓은 국내 AI 육성 정책 방향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가감 없이 발언 순서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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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손보미 스타시드 대표):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앞세웠습니다. 기술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 AI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이 가운데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의 AI 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이하 한상기 대표): 정부의 AI 정책을 전반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평가의 기준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AI 거버넌스를 깔끔하게 정립했습니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국가AI전략위)가 출범했고 3명의 부위원장 중 임문영 부위원장이 상근부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국가AI전략위는 AI 관련 국가 비전, 중장기 전략 및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했습니다. 과거에는 심의와 조정 권한만 있었다면 이제는 의결을 통해 전체적인 총괄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로 바뀐 겁니다. 


두 번째는 정부의 100조원 규모 AI 투자 계획 중 절반을 민간 자본을 통해 확보하려는 전략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최근 삼성SDS 주도 컨소시엄이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에 단독 입찰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챗(Chat)GPT 개발업체인 오픈AI의 샘 알트만 대표와 만나 국내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글로벌 선도 AI 모델 22개 중 LG AI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 등이 20위권에 들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빅테크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PEF) 투자를 받는 구조입니다. 대기업 외에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11월 발표할 '대한민국 AI 액션플랜'이 중소·중견 기업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실제로 실행되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인재 확보입니다. 인재를 보호하고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보상과 복지 확대가 필요합니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김지현 부사장):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입니다. 다만 국가 기술 산업 정책에는 성공과 실패의 패턴이 있습니다. 성공 사례는 김대중 정부의 초고속 인터넷입니다. 덕분에 2000년대 초반 네이버, 아이러브스쿨,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나왔죠. 당시 싸이월드의 '도토리' 모델을 배우기 위해 중국과 미국에서도 방문했을 정도입니다.


정책의 성공을 가르는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누가 그 정책을 하느냐. 기술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느냐. 실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보완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산업 생태계가 균형 있게 성장하느냐.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지금 정부는 그 세 가지가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AI 산업은 크게 ▲물리적인 인프라(전력·데이터센터 등) ▲클라우드 상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AI 운영체계(AI Ops) ▲AI 서비스(유즈케이스·앱)로 나뉩니다. 현재 인프라, 언어모델, AI 운영체계 등의 단계는 유기적으로 연동되나 마지막 단계인 AI 서비스 생태계, 즉 '한국형 AI 서비스' 활성화 전략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쿠팡·배달의민족·카카오T는 결국 AI 서비스로 진화해야 하는데 아직 정부 지원이 인프라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가 피보팅(사업전환)을 빠르게 하는 만큼 올 연말, 내년에는 AI 서비스 관련 정책이 보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산업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사회: 국내 AI 정책이 기술 이해도가 높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실행력이 강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번엔 시야를 글로벌로 넓혀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초거대 AI 모델 경쟁 중이고 유럽은 규제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디쯤 와 있고 앞으로 어떻게 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김지현 부사장: 흔히 말하는 AI 소버린 확보에는 두 가지 접근이 있습니다. 첫째,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모두 직접 구축하는 '자강형', 둘째 핵심만 자립하고 나머지는 협력하는 '혼합형'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자강형에, 일본·싱가포르·유럽은 협력형에 가깝습니다. 한국은 중간쯤이지만 최근 이재명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은 자강에 더 가깝습니다. 한국은 독자적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대형언어모델(K-LLM)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또 AI옵스는 미국의 일부 표준을 따르면서, 공공부문 AI 활용과 '한국형 AI 서비스' 창출까지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미국·중국의 자강형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이 전략의 보완점이나 우려되는 점도 짧게 설명하자면 자강형 접근은 기술 독립 측면에선 바람직하지만 수출 시장 측면에서는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중국은 동남아·아프리카 등 비미국권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런 구도에서 한국은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기 때문에, 자립하더라도 판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기술 독립을 넘어, 미·중 양국과 차별화된 형태의 AI 솔루션 패키지. 예컨대 신뢰성·윤리성·공공성을 강화한 K-AI 모델을 통해 수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 한국형 소버린 AI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한상기 대표: 우선 유럽에 대해 얘기하자면 과거에는 자국 중심의 소버린 AI 구축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미국과도 협력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야 합니다. 한국은 캐나다, 프랑스 등과의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AI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AI 칩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자립할 수는 없지만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서비스나 솔루션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전략을 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의 빅테크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자주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전략적, 전술적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 우리는 소버린 AI 구현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미 너무 늦었다거나 역량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가 20만장의 GPU를 확보한다면 10위권에 드는 AI 모델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컴퓨팅 인프라 부족이 한계였지만 정부가 '국가대표 AI(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미 20위권 모델이 2개 나왔습니다. 20만장의 GPU를 확보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김지현 부사장: 저도 사실 처음에는 비판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해야 한다'라는 당위성은 분명했지만 '과연 할 수 있느냐'라는 의문이 있었죠.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챗GPT 같은 B2C형 범용 인공지능(AGI) 수준의 성능을 내는 모델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뛰어난 인재, 방대한 데이터,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메타나 오픈AI 같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형 기술기업)는 이미 GPU만 20만~30만장 이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가 전체 기준으로도 5만장 수준이고, 2030년까지 30만장을 확보한다 해도 그때쯤이면 미국의 한 기업이 이미 50만장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AGI급 모델은 따라잡기 어렵지만 K-LLM은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500빌리언(5000억 파라미터)급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고, AI 인재 양성과 컴퓨팅 인프라 확충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어섰다고 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제조·바이오·국방·공공 등 산업별 특화형(버티컬) AI입니다. 목표는 챗GPT 같은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1조 파라미터급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이를 토대로 산업별·공공용 AI를 파생시켜 운영하는 것입니다. 


좀 더 덧붙이면 AI의 다음 단계는 세 개로 나뉠 겁니다. 에이전틱(Agentic) AI, 피지컬(Physical) AI, 인바디(In-body) AI입니다. 지금의 에이전트형 AI는 이미 브라우저를 장악하며 진화 중입니다. 퍼플렉시티나 오픈AI가 브라우저 기반 포맷을 내놓으면서 사용자의 모든 행동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제조 현장에 깊이 들어가는 형태의 AI입니다. 한국은 제조공정과 센서 기술, 숙련된 인력 데이터가 매우 많은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보다 버티컬 AI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합니다. 에이전트 AI는 이미 미국 중심으로 주도권이 넘어갔지만 피지컬 AI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이 먼저 움직일 기회 구간이라고 봅니다.

왼쪽부터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 손보미 스타시드 대표.(사진=김민영 기자)

◆사회: 마치 총성 없는 전쟁처럼 AI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I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회적 신뢰와 안전 문제도 커지고 있습니다. 두 분은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어떻게 보십니까?


◆한상기 대표: 저는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책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도 했습니다. 우선 AI의 기본 원칙은 불균형이나 차별을 유발해선 안 되며, 모든 사람이 AI 서비스를 공평하게 이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것입니다.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과 기존 프로그램과의 조화가 필요하며, 한국의 'AI 액션 플랜'에 이러한 내용들이 많이 담길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AI 모델이 사용자에게 아첨하거나, 과도하게 공감하는 등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AI 모델에게 스스로의 '지속성'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할 경우,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실제 사례로 한 시뮬레이션 테스트에서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된 AI 모델이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AI 엔지니어의 상사에게 협박 이메일(불륜 폭로 내용)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AI의 목표 설계 방식에 따라 비윤리적이고 위험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앞으로는 공정성, 윤리성, 투명성뿐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의 안전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김지현 부사장: 저도 불과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AI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상기 대표님 말씀처럼 AI 자체의 오용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사용자의 문제가 아니라 그 AI 자체의 검증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안전 기술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회: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 AI 정책을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시급히 개선할 점은 무엇일까요? 


◆한상기 대표: AI 정책의 연속성과 기민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재 육성입니다. 중국과 프랑스처럼 인재를 적극 유치해야 합니다. 한국도 파격적인 인력 유치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인재 육성이 향후 5년의 AI 정책 성패를 결정할 것입니다. 


◆김지현 부사장: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인재가 꾸준히 스스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또 공공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활용 사례를 만들어야 합니다. 세금 계산서나 민원 서비스 같은 곳에서 AI가 자연스럽게 쓰이기 시작하면 기업들도 투자에 나설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5년간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의 AI 생태계 조성입니다.


◆사회: 두 분 모두 현재 정부의 AI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셨습니다. 인재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셨고 민간과 공공이 함께 AI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도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노력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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