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인수된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메자닌(주식 전환 가능 채권) 투자 재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했다. 핵심은 '메자닌 투자 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정관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초록뱀미디어는 과거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남발로 소액주주의 반발을 사면서 관련 조항을 도입한 바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기업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한 '볼트온 전략' 추진에 정관 개정이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로 힘든 시기를 경험했던 소액주주들은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을 포함한 주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외에, 메자닌 투자 재개를 위한 정관 삭제 안건이 핵심으로 다뤄진다.
초록뱀미디어의 현행 정관에는 법인·조합 등 어떠한 형태를 불문하고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상장회사의 지분증권 및 주권 관련 사채권의 취득 시 반드시 주주총회 결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는 이전 최대주주였던 원영식 회장이 그룹 재무 건전성 악화와 투자자 신뢰 상실을 자초한 메자닌 투자 남발 사태 이후, 재발 방지 차원에서 도입된 조치였다. 원 회장은 당시 "앞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초록뱀미디어는 2023년 8월 임시주총을 통해 '상장회사의 지분증권 및 주권 관련 사채권의 취득 시 주주총회 결의를 반드시 거친다'는 내용을 정관에 명시했고, 당시 그룹 내 계열사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정관을 정비했다.
하지만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기류도 변했다. 현 최대주주인 큐캐피탈은 이 조항이 자칫 전략적 M&A의 유연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볼트온 전략, 즉 핵심 사업과 연계된 회사를 인수해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 추진 과정에서 모호한 해석 여지가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정관에는 단순투자 목적의 메자닌 투자를 못 하도록 명시돼 있는데 사실 단순투자인지, 사업 시너지를 위한 투자인지 여부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우리는 단순 목적 투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볼트온 전략을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잡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정관 내용을 삭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록뱀미디어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만큼 신뢰하자는 반응도 있는 반면, 메자닌 투자로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신중론을 펴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과거 원 회장 시절 메자닌 투자로 피해를 본 주주들이 많았던 만큼 민감한 이슈"라며 이번 정관 변경 안건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여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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