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현대카드의 주력 사업인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전략이 흔들리면서 최고경영자(CEO) 교체의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PLCC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정조준한 사업으로, 현대카드가 선도적으로 육성해온 분야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 등 주요 제휴사들의 계약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김덕환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후임으로는 카드사업에 정통한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이 내정됐다.
PLCC는 제휴사와 카드사가 비용을 어떻게 분담하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 대규모 결제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의 수익성이 낮은 원인으로 PLCC사업이 꼽히는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카드의 PLCC 전략이 수익성 보다는 고객 유치와 데이터 확보에 초점을 둔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휴사 재계약 '빨간불'…PLCC 전문가 조창현 본부장, 새 대표 내정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김덕환 대표의 사임에 따라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달 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조 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추천할 예정이다.
2018년 현대카드에 합류한 조 본부장은 전략사업본부장, PLCC본부장, GPCC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카드영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PLCC 전문가다.
현대카드는 2015년 이마트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네이버, 넥슨, 미래에셋증권, 야놀자 등 총 19개 제휴사를 확보했다. 특히 조 본부장이 PLCC사업을 이끌었던 2021년과 2022년에 네이버·넥슨·미래에셋증권·야놀자 등과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현대카드가 단독 제휴만을 유치하는 정책을 고수하는 만큼 이들 모든 파트너사가 현대카드만을 PLCC 계약 대상으로 두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와 협업은 현대카드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정 부회장이 PLCC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유치한 파트너사이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 현대카드 출시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타벅스의 79개 진출국 중 미국 외에 유일하게 한국에서 스벅카드 카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최근 스타벅스를 비롯한 일부 대형 제휴사가 계약 연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이탈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복수의 카드사와 PLCC 사업 제휴를 고려하면서다.
배달의민족·쏘카·야놀자 등은 7월로 계약 만료 시점이 몰려 있어 하반기 재계약 협상이 현대카드의 사업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 6월로 계약 만료 시점이 지났지만 연장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스타벅스와 현대카드는 현재 재계약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채로 기존 계약을 유지 중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김덕환 대표의 사임이 사실상 경질성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결제 1위지만 수익성은 4위…'비용 구조'에 막힌 PLCC
수익성 문제 역시 PLCC 사업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된다. 현대카드가 국내 전업카드사 중 가장 결제액이 크지만 순이익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로 PLCC 사업이 꼽히는 탓이다. 현대카드의 지난달 20일까지 연간 누계 이용실적은 국내 개인 일반(일시불·할부) 기준 54조1974억원 규모로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크다. 지난해 신용판매액 1위를 달성한 뒤 올해도 외형 확대 추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현대카드의 순이익 순위는 카드사 4위에 머물러 있다. 올해 1분기 순이익 614억원으로 신용판매 점유율과 달리 삼성·신한·KB국민카드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연간 실적과 같은 순위가 유지됐다.
수수료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PLCC 계약 시 마케팅 및 포인트 비용을 현대카드가 과도하게 떠맡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관리 강화를 주문받기도 했다. 일부 파트너사와 계약에서 포인트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파트너사들과의 마케팅 비용 분담 비중 등은 계약상 공개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일부 파트너사들의 계약 주기가 도래했지만 현재 파트너십의 변동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수익성 보다는 결제 데이터 축적에 방점을 두고 PLCC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카드사 관계자는 "PLCC는 파트너사와 협력해 카드 상품 개발하며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큰 사업"이라며 "고객 혜택이 큰 데다 통상 파트너사보다는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더 큰 비중으로 분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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