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박셀바이오가 반려견 면역항암제 품목허가에 성공하면서 첫 상업화 의약품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설립 이후 매출이 전무했지만 이번 품목 허가로 본업인 인체용 면역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캐시카우 마련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박셀바이오는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항암면역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R&D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박셀바이오는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반려견 전용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박스루킨-15는 개 백혈구 등에서 발현되는 생물학적 제제(사이토카인)인 개 인터루킨-15를 유전자 재조합한 의약품이다.
박스루킨-15의 품목 허가는 반려견 전용 면역항암제 중 국내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유선암과 림프종에 면역보조제로 사용 될 예정이다. 유선암은 비만세포종이나 림프종과 함께 반려견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종이다.
박셀바이오는 2010년 설립 후 항암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 매진해왔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한 진행성 간세포암 치료제 'Vax-NK/HCC'와 반려견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가 꼽힌다.
다만 신약 연구개발 위주의 사업 구조로 설립 후 14년간 매출 '0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R&D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충당해왔다. 지난해만 해도 11월 71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박셀바이오가 매출을 내지 못하면서 지금까지 쌓인 결손금은 올 상반기 기준 489억원에 달한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박셀바이오는 '동물의약품'을 캐시카우로 점찍었다. 그 결과 작년 말 반려견용 면역기능보조제 '골드뮨'을 출시했고 창사 이래 첫 매출 1300만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준 골드뮨의 누적매출은 약 5500만원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박스루킨-15의 품목허가까지 이뤄지며 박셀바이오는 향후 반려견 의약품을 통한 확실한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박스루킨15주 관련 매출 발생시기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향후 판매를 앞두고 다양한 매출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캐시카우를 확보한 만큼 동물의약품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내면서 향후 보유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 R&D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셀바이오의 가장 대표적인 파이프라인 중 하나는 간세포암 치료제 'Vax-NK/HCC'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올 5월 2a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면역관문 단백질인 PD-L1(세포 사멸 리간드1)을 표적으로 한 CAR-T 치료제 'VaxCAR-001'의 경우 이달 14일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박셀바이오는 VaxCAR-001을 고형암을 겨냥한 PD- L1과 EphA2(단백질 A형 에프린 수용체2) 이중표적 CAR-T 치료제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아직 전임상단계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간암치료제의 경우 현재 2a상을 마치고 향후 임상과 상업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할지 여러 방안을 두고 고민하는 단계"라며 "CAR-T치료제는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셀바이오는 올 5월 새로운 과학자문위원으로 미국에서 CAR-T 치료제 전문가 류병욱 박사와 면역세포치료제 연구개발의 권위자 이승환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교수를 영입해 1년 간의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연구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R&D 효율을 위해 공정개발실과 기술연구소로 나뉘어 있던 연구개발 인력을 'R&D 센터'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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