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최근 몇 년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형사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던 대신증권이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장을 추진했던 기업들의 IPO가 줄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기존 강점인 중소형 딜을 무기로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30일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집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현재 IPO 대표주관 부문에서 11위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표주관금액은 369억원, 대표주관건수는 2건(라메디텍, 엑셀세라퓨틱스)이다. 현재 대신증권보다 순위가 낮은 증권사는 DB금융투자(12위, 2건), 하나증권(13위, 1건), 한화투자증권(14위, 1건) 뿐이다.
IB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이 같은 부진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몇 년간 대형 딜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중소형사 위주의 '알짜 딜'을 다수 수임하며 꾸준한 존재감을 뽐내왔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2021년 11건, 2022년 8건, 2023년 7건의 IPO 딜을 성사시키며 시장에서 대형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2021년에는 NH투자증권과 함께 주관 건수 부문에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표주관금액 기준 6위를 기록하며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다만 올해는 상장을 추진했던 기업들의 IPO가 줄줄이 무산되며 트랙 레코드를 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반기에만 옵토레인, 코루파마, 지피씨알 등 대표주관계약을 맺은 3곳의 기업들이 줄줄이 예비심사 단계에서 상장 조기 철회를 택했다.
IB업계에서는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심사 당국이 특례상장기업에 대해 심사 기준을 깐깐하게 적용하고 있는 점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대신증권이 주로 주관을 맡은 기업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지만 기술성 등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는 기업들인데,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중소형사에 대한 추정 실적·밸류에이션 등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피씨알과 옵토레인은 차후 기업의 성장성을 입증한 뒤,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품의 사업성, 포트폴리오 등 상장 예심 단계에서 지적받았던 기업의 약점들을 확실하게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높아진 기술특례상장 문턱 앞에서 예비심사 미승인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전열을 재정비한 후 재도전 하는 길을 선택한 셈이다.
이 밖에도 대신밸런스제16호스팩과 루디텍의 합병이 지난 5월 무산된 점은 대신증권에게 아쉬운 결과다. 최근 증권사들의 스팩 합병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합병 실패는 향후 스팩 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합병을 재시도하고 있는 대신밸런스제13호와 유디엠텍의 경우 합병가액이 다소 고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대신증권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달 말 기관 수요예측을 앞둔 아이언디바이스를 비롯해 웨이비스, 토모큐브, 셀비온 등 대신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상반기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밖에도 주성엔지니어링, 노머스, 이녹스에코엠, 엠틱스바이오 등이 상장 예비심사 진행 중에 있어, 대신증권이 하반기 자존심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IPO 본부 실적이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당장 눈앞의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사업계획을 꾸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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