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산업2부장] 사람들은 한 가지 행동에 두세 가지 효과를 거두는 것을 선호한다.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속담부터 '일타쌍피'라는 말까지.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하나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잡는 것도, 화투짝 한 장을 내밀고 피 두 장을 가져오는 것은 요행일 뿐이다.
어느 정도의 계산과 짐작은 가능하지만, 확정적인 인과는 아니다. 결국 운의 일종이다. 정석의 방법은 두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 새를 잡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떤 새를 먼저 잡을 것인지 선택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와 정책 대출 확대를 반복,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17개 국내은행 부행장을 소집해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가계부채가 6개월만에 약 20조5000억원이나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관리가 시급해졌단 이유에서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금융당국의 서민 금리부담 완화 정책을 꼽는다.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통해 은행들의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했고,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모기지는 주담대 증가를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2개월 연장했다.
금융당국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은 2022년부터 꾸준히 지적된 상황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시대를 맞아 취약차주가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공적역할을 강조하며 자체적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가동을 주문했다. 하지만 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라는 프레임을 씌우면서 대출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이후 또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50년 만기 대출상품을 금지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축소했다.
물론 한 가지 정책으로 두 가지 효과를 모두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현재 금융당국의 움직임은 두더지 잡기 게임을 연상시킨다. 한 마리의 두더지를 잡고, 다른 곳에서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다시 망치로 때려잡는 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다른 정책 목표와의 조화를 고려한 결과라고 반박하지만, 실제는 다른 정책 목표와의 조화도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차보전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보금자리론 금리를 올렸다. 한쪽은 서민 주택난 해소와 출산율 제고를 위해 저금리 대출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리를 높이는 실정으로, 부처 간 정책이 상충하는 현실이다. 이는 곧 대출 수요자는 물론 은행 등 금융회사에도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일견 이해도 간다. 경제도 살려야 되는데 금융시장 안정도 놓칠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커녕 모두 놓쳐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한쪽을 누르면 한쪽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을 괴는 임시방편으로 이리저리 둘러맞추는 방식으로는 오히려 당국에 대한 불신만 팽배해질 수 있다.
야구 경기에서 팀이 실점의 위기를 맞았을 때, 코치나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긴장한 투수에게 이런 말을 한다. "1점 줘도 되니 아웃 카운트 하나 확실히 잡고 가자". 물론 야구의 1점과 금융당국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같을 수 없지만, 정책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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