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 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 금리가 출렁였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크게 하락했던 채권 금리는 다시 복구됐지만 회사채 시장 내 변동성이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채권업계는 미국 경제 상황이 침체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판단, 급격한 금리 변동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라는 이슈가 대두됨에 따라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높아질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3.408%로 전 영업일(5일 3.286%) 대비 12.2bp(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일(3.397%)에서 5일, 하루 사이 11.1bp 하락했던 수치를 넘어서는 등 만회한 결과다. 

회사채 금리가 불과 며칠 만에 급격한 등락세를 보인 건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것과 무관치 않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일(현지시각), 올해 7월 미국 실업률이 4.3% 수준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수치는 지난 2021년 10월(4.6%) 이후 최고 수준인 만큼 미국의 경기 침체를 암시하는 지표로 활용됐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이 미국의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낮추는 '빅컷' 가능성도 대두됐다. 

이같은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변동 가능성에 국내 채권 시장 금리가 요동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채권 금리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의 미국 경기 침체 공포는 과장됐다는 평가다. 오스턴 굴비즈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로 보이진 않는다"며 "경제 성장은 꽤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경기 침체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고용 지표는 경기침체를 이끄는 근거로 사용되는 건 맞지만,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경기침체 지표와는 거리가 있다고"고 짚었다.

이에 채권업계에서는 미국 경기가 침체 상황이 아닌 만큼 채권 금리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는 등 금리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단 기준금리 인하사이클에 진입했으므로 채권 금리는 점진적으로 우하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에 대두된 만큼 안전자산인 초우량 회사채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여부 판단에 추가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나 이번 고용 발표는 연준의 공격적인 인하 개시에 힘을 싣는 재료로 해석된다"며 "금리 변동성과 해소되지 않은 침체 공포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전자산인 초우량 회사채 선호 기조를 강화해, 우량채권이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