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오피니언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딜사이트S 더머니스탁론
철근 빼먹기 속 매카시즘
딜사이트 이상균 IB부장
2023.08.16 08:37:38
10개 현장, 시공보다 설계 잘못이 커…이성적 판단 필요할 때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6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상균 IB부장] 195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매카시즘(McCarthyism)이라는 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이 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시 경제에 동원됐던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면서 사회적 불안감이 가중됐고 해외에서는 공산주의가 확장하던 시기였다.

조지프 레이먼드 매카시 상원의원이 "미 국무성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발언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미국은 수년 동안 이에 대한 논란으로 들끓었다.  


지금 돌아보면 사실상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다. 메카시즘으로 지식인 숙청과 함께 화살이 문화계 인사에 집중됐다. 미국판 문화대혁명이라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공산주의자라는 의심을 받았던 이들 대부분이 아무 관련이 없었지만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다시피 했다. 최근 미국에서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 로버트 오펜하이머도 바로 매카시즘의 피해자였다.


최근 건설부동산 업계는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시끌벅적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중 공사 과정에서 보강 철근이 누락된 15곳의 명단을 전격적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어 전수조사 결과, 추가로 5개 단지의 아파트에 철근이 누락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관련기사 more
HL디앤아이한라, 3Q 흑자전환…비결은 원가율 개선 철근 빼먹기의 '희생양' LH 한신공영, 2개분기 연속 미청구공사 감소 주춧돌 빈 자리 누가 메울까

LH는 내부 보고 체계와 조직기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대대적인 조직개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토교통부에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를 전수조사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LH 건설현장의 감리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여기까지만 보면 철근을 누락시킨 건설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시공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이익률 극대화를 위해 철근을 빼돌린다는 의심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를 실제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어찌 보면 그동안 업계 내부에서 쉬쉬하던 문제가 드디어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참에 건설업계 내부에서도 철근 빼먹기와 같은 구태를 일소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에 철근 빼먹기의 당사자로 지목된 건설사들을 모두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이번 15개 현장별 시공사의 과실 여부는 미세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남양주별내 A25(삼환기업), 음성금석 A2(이수건설), 공주월송 A4(남양건설), 아산탕정 2-A14(양우종합건설), 양산사송 A-2(에이스건설) 총 5개 현장은 배근을 잘못했거나 다른 층의 도면으로 잘못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시공사가 명백하게 철근을 누락시킨 것이다.


반면 나머지 10개 현장은 설계단계에서 구조계산 미반영 혹은 미흡으로 철근이 빠진 곳들이다. 시공사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얘기다. 설계를 맡은 LH의 잘못이 적지 않다. 파주운정 A34(대보건설), 수원당수 A3(HL디앤아이한라), 양주회천 A15(한신공영), 파주운정3 A23(대보건설), 충남도청이전도시 RH11(DL건설), 수서역세권 A-3(양우종합건설), 오산세교2 A6(동문건설), 광주선운2 A-2(효성중공업), 양산사송 A-8(대우산업개발), 인천가정2 A-1(태평양개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뜩이나 여론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정서 탓에 이번 사태에 휘말린 건설사들은 무지막지한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다. 어떠한 반론도 제기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마치 매카시즘에 휘둘리던 미국의 1950년대를 보는 것 같다. LH가 15개 현장을 일괄적으로 발표한 탓에 설계와 시공에서 어떤 잘못이 이뤄졌는지 파악하기도 애매해졌다.


잠시나마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할 때다. 철근 빼먹기 현장으로 지목된 모든 건설사들을 손가락질할게 아니다. 냉정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 마녀사냥에 휘말리는 '제2의 오펜하이머' 같은 건설사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벤처캐피탈 포럼 영상중계
Infographic News
업종별 회사채 발행현황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