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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에 필요한 '트로트 열풍' 교훈
박지윤 기자
2020.09.21 08:52:1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14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 불어온 '트로트 열풍'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청년들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듣는 구시대적인 음악, 유치한 뽕짝 정도로 인식했던 트로트가 전 연령대를 막론하고 강력한 대세 콘텐츠로 '금의환향'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건설업계에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단순 시공에만 머물러있던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건설 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기획, 설계, 시공, 운영관리를 모두 포함하는 통합관리(PM)를 의미한다.


국토교통부는 연내 건설사업 PM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종합 건설엔지니어링업을 신설할 계획이다. 시공사가 건설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인 기획, 설계에 참여하는 시공 책임형 건설관리(CM)와 설계사가 시공사와 함께 참여하는 기술형 입찰에 대한 시범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제도적인 면에서 국내 건설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밑그림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은 냉담하다. 건설사업의 대부분이 설계, 시공을 분리해서 발주하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 단계의 관리 체계가 단절돼 있다. 실제 대형건설사들의 경우도 설계 단계부터 함께 시공 노하우를 적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일찌감치 건설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세계 PM 시장은 건설 엔지니어링 매출액(967억 달러)의 25%인 24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해외 업체의 경우 건설 엔지니어링 매출액 비중이 40%에 달하는 반면, 국내 업체는 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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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해외 발주 감소, 세계적인 코로나19(COVID19) 감염병 사태, 국내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건설산업 침체기에 들어선 만큼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감소하는 단순 시공 위주 신규 사업 수주에만 목을 멜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과 건설관리(CM), PM 사업 영역을 넓혀야만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우리 기업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설계사와 시공사가 유기적인 건설 프로젝트의 특성에 맞게 기획, 설계 때부터 미리 사업 전 단계를 선행하는 시뮬레이션을 함께 하는 것이다. 설계 의도가 시공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점검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설계와 시공이 각각 분리된 일이 아니라 하나의 결과물을 낳는 요소라는 이해관계를 가져야 한다. 


트로트 열풍은 최근 건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트로트는 구시대적인 것, 노년층의 향유 문화로 점철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문화를 소비하는 세대 간 거리를 줄이는 촉매제가 됐고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의 아이콘이 됐다. 물론 다양한 출연자들과 심사위원들이 트로트에 대한 열정도 한 몫했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설계사와 시공사가 각자 맡은 영역에만 제한적으로 임하는 단절된 방식으로는 건설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사업의 전체 과정을 함께 수행하면서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는 힘은 우리 건설 산업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건설업을 두고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이라고 당당하게 노래할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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