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유니트론텍'이 발행한 12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 가능 시점이 도래하면서 범(凡)현대가 기업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 발행주식 수의 약 10%에 달하는 전환 가능 물량이 오버행(잠재 대기 매량) 우려로 떠오른 가운데, 해당 CB 물량 절반가량에 대한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확보한 현대엔터프라이즈가 실제 권리 행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유니트론텍의 제9회차 CB는 오는 21일부터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전환 대상 규모는 총 120억원이다.
해당 CB는 유니트론텍이 2025년 5월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한 물량이다. 전환가액은 6233원이며,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92만5236주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약 10% 수준으로,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표면이자율은 0%이며, 투자자는 파로스 UTT 일반 사모투자신탁 1·2호다.
현재 유니트론텍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6850원으로 전환가액을 웃돌고 있다. 현 주가는 전환가 대비 약 10% 높은 수준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차익 실현이 가능한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함께 유니트론텍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추가 전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특히 현대엔터프라이즈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엔터프라이즈가 해당 CB와 관련해 대규모 콜옵션 권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니트론텍은 9회차 CB 발행 당시 투자자와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유니트론텍 또는 지정 제3자는 발행총액의 약 5.79%(7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물량을 매수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CB 발행 이후인 2025년 7월 현대엔터프라이즈가 포함된 추가 콜옵션 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이다. 우선 유니트론텍과 현대엔터프라이즈 간 계약에 따라 현대엔터프라이즈는 최대 9억6000만원 한도 내에서 투자자들의 전환 비율에 연동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현대엔터프라이즈는 CB 투자자들과 별도 계약을 맺고 총 56억원 규모의 추가 콜옵션 권리도 확보했다. 유니트론텍은 해당 계약이 기존 9회차 CB 발행 시 부여된 콜옵션과는 별개의 계약이라고 공시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엔터프라이즈는 별도 계약을 포함해 전체 CB 물량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향후 경영권 이전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유니트론텍 최대주주인 남궁선 회장은 2025년 6월 현대엔터프라이즈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에 따라 현대엔터프라이즈는 최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유니트론텍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IB 업계에서는 현대엔터프라이즈에 대규모 콜옵션 권리를 부여한 배경에 대해 향후 지배력 확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엔터프라이즈는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측이 대표이사로 있는 가족회사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최대주주는 현대제철이다. 정 부사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손자로, 노현정 아나운서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정대선 HN 사장의 형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현대엔터프라이즈가 실제 콜옵션 행사에 나설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현대엔터프라이즈가 권리를 행사해 전환 가능 물량 일부를 흡수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유통 가능 물량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니트론텍 관계자는 "해당 CB와 관련한 콜옵션 행사는 채권자들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며 "그 이상 얘기 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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