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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가격할인 정책…싸늘한 동종업계
이호정 기자
2019.01.28 09:03:00
[오뚜기 공격경영]① 라면 외 대부분 가격인상, 실적 증가에도 수익성 제자리걸음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끝없이 진행되는 오뚜기의 할인 및 증정 프로모션에 동종업계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 전에는 사실상 노마진으로 제품을 유통하고 만족스런 결과를 얻고 나면 슬그머니 제품 가격을 인상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일각에선 라면도 참치 및 즉석밥과 같이 3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 가격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1969년 풍림상사란 상호로 역사를 시작한 오뚜기는 수년 전부터 ‘갓뚜기’로 불리고 있다.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은밀한 선행과 함영준 회장의 정직한 상속세 납부 등이 알려진 게 주배경이다. 여기에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주요 기업인과 가진 ‘호프미팅’에서 오뚜기를 ‘착한기업’의 대표주자 격으로 극찬한 것도 한몫 거들었다.


오뚜기는 이 영향으로 지금도 소비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상당한 호사를 누리고 있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 높은 내부거래 비중, 각종 이물질 논란에도 관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오뚜기 관련 댓글만 봐도 ‘OO보다는 낫다’는 식의 글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종업계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오뚜기의 막무가내식 할인과 증정 행사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지만 ‘악덕기업’으로 몰릴 우려에 해당 사안에 대해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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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불황을 감안해 상당수 식품기업들이 최소한의 가격인상을 단행 했음에도 오뚜기가 일부 제품을 노마진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보니 나머지가 욕을 먹고 있다”며 “오뚜기가 1등 제품군의 가격을 최대 47%까지 올린 걸 고려할 때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리다매가 오뚜기의 영업전략이라지만 참치와 즉석밥 등 후발주자로 내놓은 제품에서 보였던 행태를 생각해 보면 시장의 가격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뚜기는 2017년 말부터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했다. 2017년 11월 참치캔 5종과 즉석밥 3종의 가격을 각각 5.3%, 9%씩 인상했고, 지난해 6월에는 후추와 식초, 누룽지, 당면 등의 가격을 최대 47% 올렸다. 후추와 식초 등은 오뚜기의 1등 제품들이고, 참치와 즉석밥은 수년 간 대규모 할인과 증정 행사로 3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제품군이다. 실상 라면 외에는 오뚜기도 대부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셈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가 라면 가격만 11년째 동결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라면 부문에서는 가격을 동결해 경쟁력을 높이고 다른 제품의 가격을 올려 이를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심 신라면의 경우 판매량이나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이 각각 16.9%, 16.2%로 대동소이하지만 오뚜기 진라면은 13.9%, 9.6%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라면 판매량 증가로 작년 오뚜기의 실적은 개선됐겠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 매출액은 2조2328억원, 영업이익은 1499억원으로,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전년 대비 매출액은 5%, 영업이익은 2.6% 증가한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6.7%로 같은 기간 0.2%포인트 하락한다.


또 현금 창출력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2060억원으로 2017년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업의 자본구조와 상관없이 영업활동에 투입된 자본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영업투하자본수익률(ROIC)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가 작년 투입한 영업투하자본(IC)은 1조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세후순영업이익(NOPAT)은 974억원으로 14.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ROIC도 13%에서 9.1%로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는 “카레와 케찹, 참기름 등 20여종에 달하는 1등 제품들이 오뚜기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라면 등 일부 제품에서 마이너스(-)가 발생하면서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라면 역시 참치 및 즉석밥과 같이 3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나면 가격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착한기업 호재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오뚜기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 내부거래와 지배구조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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