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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사장 공백 6개월째…지배구조 개편 불가피
임초롱, 이우찬 기자
2025.12.26 21:02:14
대주주 수출입은행 존재감 상실…리더십 구멍에 실적 부진·수주전 실패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F-21 무장비행시험. (제공=KAI)

[딜사이트 임초롱, 이우찬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사장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지배구조에 관한 개편 필요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KAI의 태생적 한계 속에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경영을 이끌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영화를 통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KAI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의 항공부문이 통합돼 1999년 설립됐다. 태생이 정부 주도 구조조정의 결과물로 수출 금융 전담기관인 수출입은행은 등 떠밀려 KAI의 최대주주가 됐다. 지금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KAI 지분율은 26.4%다.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KAI에서 지니는 존재감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수출입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은 회사의 경영자율을 보장하기 위해 분기에 1회 정도 경영 보고만 받을 뿐 경영 참여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1명 정도만 수출입은행 인사로 분류된다. 부행장급인 수출입은행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을 지낸 김경자 사외이사다.


최고 경영진이 없는 가운데 투자와 신사업 동력을 위한 추진력은 크게 약화됐고 임직원 역량을 한데 모을 구심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 관계자는 "사장이 6개월 이상 공백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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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의 사장 인사는 감감소식이다.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강구영 전 사장은 지난 6월 자진 퇴임했다. 강 전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임 모임 출신이었다. 정권교체에 따른 수순이었다. 다만 지금껏 후임 인선이 지연되며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의 불완전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사장 공백 속에 실적도 부진하다. 올해 3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30% 가까이 하회한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20억원, 602억원이었다. 매출·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9070억원·760억원과 비교해 각각 23%, 21% 급감한 것이다. 3분기 예정됐던 완제기 LAH(소형무장헬기) 납품 물량 7대가 4분기로 인도 시점이 넘어가면서 외형과 이익이 축소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이 고공행진 한 것과 대비됐다.


사장 공백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는 누적되고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산 호조에도 KAI가 한화에어로, LIG넥스원을 비롯한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지적도 겹쳐 있다. 올해 1조8000억원의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 사업 수주전에서 패한 것은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장면으로도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다보니 3년마다 CEO가 교체되고 KAI 경영에 관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며 "민영화를 통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임직원 일부에서도 민영화에 관한 긍정적인 여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AI 노조 관계자는 "젊은 직원의 경우 민영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이다"며 "다만 고용 보장 등의 요건이 선결되지 않는 이상 민영화는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고 시기상조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KAI의 민영화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개발 기간만 10년 이상 걸린 한국형 전투기 KF-21의 경우 공기업 성격이 강한 KAI가 아니었다면 시장에 나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민간 기업은 장기간 걸쳐 있는 개발 리스크와 수익 회수의 불확실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KAI 홍보팀 관계자는 민영화 여론과 최근 벌어진 수주전 실패에 관해 "방위산업은 장기간의 걸쳐 이뤄지는 수주 계약을 토대로 한다"며 "사장 공백과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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