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감사위원 합산 3%룰과 집중투표제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법 시행 시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최대주주임에도 이사회 과반 장악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8월 국회 통과가 유력한 상법 2차 개정안이 시행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대 수혜를 입는 셈이다.
11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상법 2차 개정안 시행을 가정해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7년 기준 영풍·MBK 측 이사는 8명(감사위원 0명), 최윤범 회장 측 이사는 11명(감사위원 4명)으로 예상됐다. 이는 단기적으로 최대주주인 영풍·MBK 측이 이사회 과반 확보에 실패하는 구도인 셈이다.
현재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9명,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4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영풍·MBK 측이 4명, 최윤범 회장 측이 15명이다. 이들은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모두 임기가 종료된다.
기존 상법 체계에선 영풍·MBK 측이 최윤범 회장 측보다 2배 이상 많은 고려아연 지분(38.47%)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분 우위를 앞세워 과반 확보가 유력했으나, 개정 상법은 이 같은 셈법을 뒤집었다.
개정 상법은 분리선출 대상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사외이사인 경우에도 최대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특수관계인 합산 3%로 제한한다. 기존에는 특수관계인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 3%씩 인정했지만 개정 상법에는 합산 기준이 적용된다. 여기에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로, 여러 표를 이사 후보 1명에게 몰아줄 수 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고려아연 이사진 구성은 현재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 측 이사(기타비상무이사) 1명, 최윤범 회장 측 이사 5명(사내이사 1명·사외이사 2명·감사위원 2명)의 임기가 종료되는 데 이사(사내·사외 이사 포함) 선임에서는 집중투표제에 따라 양측이 각각 2명씩 확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사위원 2명은 모두 최윤범 회장 측이 차지할 전망이다. 합산 3%룰로 영풍·MBK 의결권이 제한되는 반면 최윤범 측은 보유 지분에 대한 모든 의결권을 인정받아서다.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선 사내·외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11명과 감사위원 2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때 집중투표제에 따라 영풍·MBK 측은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 6명을 확보하고, 최윤범 회장 측은 5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위원 2명은 합산 3%룰 적용으로 최윤범 회장 측이 모두 가져가게 될 전망이다.
결국 영풍·MBK 측 이사는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나지만 이사화 과반을 차지하는데에는 실패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분리선출을 통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하면서 사실상 19명 중 4명의 이사가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집중투표제의 경우 전략적인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사내이사 선임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예상한 시나리오와 큰 차이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합산 3%룰 적용이 이번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 시나리오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며 "감사위원 분리선출만 아니여도 결과가 역전됐을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