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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탈락' 카카오, 정신아 '선전'에도 김범수 '공백'
최령 기자
2025.08.08 07:00:23
기술력 강조했지만 실행력·조직 응집력 부족…오픈AI 협업도 독자 전략과 충돌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7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패픽=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카카오가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1차 평가에 탈락하면서 내부적으로 책임론이 나오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예상치 못한 K-AI(국가대표 AI)' 탈락에 대해 기술력과는 별개로 그룹 차원의 전략 조율력 부족이 뚜렷한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범수 창업자의 경영 일선 이탈 이후 전략적 응집력이 약화됐고 건강 문제와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며 컨트롤타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정신아 대표가 뒤쳐진 AI 사업을 살리기 위해 공격적인 AI 행보를 보였지만 이번 사업의 평가 기준으로 제시된 '주권형 AI' 구현 방향과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IT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일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NC AI 등 5개 컨소시엄을 'K-AI 정예팀'으로 선정했다. 이들에겐 최대 1000장의 GPU, 연간 50억원 규모의 데이터 가공비,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매칭펀드 등 다양한 자원이 지원된다. 선정 팀들은 향후 2년간 단계별 평가를 거쳐 생존 경쟁을 이어간다.


카카오는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개발한 자체 모델 '카나나' 시리즈와 국내 최초의 경량 멀티모달 모델, 혼합 전문가(MoE)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기술력을 부각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강조한 '소버린 AI' 중심 평가 기준과 실행 전략 측면에서 경쟁사에 밀리며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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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탈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인 전략 부재가 꼽혔다. 특히 김범수 창업자의 빈자리가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헬스케어는 모회사와 연계하지 않고 루닛 컨소시엄에 단독 참여했으나 1차 평가에서 탈락했다. 카카오 본체 역시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계열사 간 전략적 연대 없이 각개전투에 나선 결과 그룹 전체가 탈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탈락 직전까지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냈다. 지난 5월 '카나나(Kanana) 1.5' 시리즈 4종을, 7월에는 멀티모달 모델 'Kanana-1.5-v-3b'와 MoE 모델 'Kanana-1.5-15.7b-a3b'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경량 구조에도 GPT-4o에 준하는 이미지 이해 성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고, 국내 최고 수준의 한국어·지시이행 능력도 부각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타사 대비 크게 뒤쳐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탈락 배경을 단순한 모델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립적 AI 생태계를 구축할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이는 카카오가 안고 있는 또 다른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독자성'과 '확장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단순히 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모델·데이터·인프라·인재를 외부 의존 없이 자립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자체 설계로 LLM을 개발했지만 이를 실사용 서비스로 확장하는 실행력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카나나' AI 에이전트는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SK텔레콤의 '에이닷'처럼 대국민 서비스를 통해 모델을 상용화한 사례와 비교해 실적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스1)

기술 고도화 측면에서도 네이버나 LG가 수차례에 걸쳐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며 장기 투자 역량을 입증한 데 비해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카나나 1.5'를 처음 공개했다. 사업자 선정 직전 오픈소스를 배포한 점은 오히려 전략 부재로 해석됐다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는 자체 기술 공개와 함께 AI 역량을 강조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고도화보다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서비스 확산에 전략의 무게를 뒀다. 올해 초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챗GPT API를 자사 서비스에 통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을 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효율성과 속도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이번 사업에서 핵심으로 제시된 '소버린 AI' 추진 방향성과는 충돌하는 면이 있었다.


그간 정신아 대표가 조직 통합, 모델 오픈소스 공개, 오픈AI 협업 등 공격적인 AI 행보를 이어온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사업의 평가 기준으로 제시된 '주권형 AI' 구현 방향과의 간극을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기술적 진전과 실행 시도는 있었지만, 일관된 전략과 독자 생태계 구축을 요구한 정책 기조와의 정합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기술 공개나 협업 전략 자체가 문제였다기보다는 이번 평가에서 요구한 방향성과 얼마나 일관된 전략을 유지해왔느냐가 더 중요했을 것"이라며 "카카오는 빠른 실행은 보여줬지만 내부 전략의 완성도와 지속성 면에서는 정부가 강조한 기준과 다소 어긋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가 K-AI에는 탈락했지만 AI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이용자들이 만족할만한 AI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정신아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자사 전략이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모두의 AI'에 부합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오픈AI와 이용자 경험 최적화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서비스를 확산성 있게 제공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업 중"이라며 "챗GPT에서도 무료로 제공하는 기능이 있듯 카카오에서도 이용자들이 최대한 AI를 부담 없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하면서 생태계 내에 새로운 형태의 이용자 행동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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