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WSI(더블유에스아이)가 작년 단기차입금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풋옵션)가 발생하면서다. 이에 회사는 CB 취득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 뿐만 아니라 사옥을 담보로 은행 대출까지 받았다. WSI는 내년에도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178억원 규모의 CB를 보유하고 있어 잠재적인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WSI는 작년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330억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6.7%(21억원), 14.5%(5억원)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52.9%(15억원)나 급감했다. 

회사의 순이익이 쪼그라든 배경은 이자비용 등을 포함한 금융원가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작년 회사의 금융원가는 4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30억원) 치솟았다. 사채상환손실(1억→21억원)과 이자비용(12억→21억원)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작년 말 기준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유동 금융기관 차입금 및 비유동 금융기관 차입금 유동성 대체 부분)은 78억원이다. 또 2023년 말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비유동성 금융기관 차입금(사채 제외) 10억원도 존재한다.

회사가 대규모로 차입을 늘린 이유는 CB 풋옵션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2021년 7월 183억원 규모의 제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했다. 발생 당시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3268원이며 풋옵션 행사는 2023년 7월부터 가능했다. 

하지만 회사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021년 10월 CB의 발행가액이 2766원으로 리픽싱됐고 2022년 1월 2387원으로 또 다시 낮아졌다. 그리고 같은 해 7월에는 2288원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주가는 2000원 초반을 오가며 전환가액을 하회했고 결국 풋옵션 행사가 이뤄졌다. 회사는 2023년 10억원을 상환했으며 작년에는 4차례에 걸쳐 총 173억원의 CB를 취득했다. 또 이 과정에서 서울 송파사옥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기도 했다. 

이에 더해 회사는 현재 178억원 규모의 제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보유 중이다. 해당 CB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지난해 사업다각화 차원으로 인수한 인트로바이오파마 지분 매입대금으로 쓰였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한 번의 리픽싱을 거쳐 1496원이며 내년 5월30일부터 풋옵션 청구가 가능하다. 이달 9일 종가 기준 회사의 주가는 1455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장 한 관계자는 "CB 등 사채를 발행한 회사들은 주가와 재무관리가 필수적"이라며 "대규모 자금유출 또는 최대주주의 지배력 약화로 인한 경영권 위협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작년 주가 침체로 인해 2회차 CB 조기상환청구가 발생했다"며 "자금 확보를 위해 송파사옥을 담보로 은행 차입을 받아 조기 상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