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오상헬스케어가 코로나19 팬데믹 특수 종료 이후 위축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섰다. 특히 올해 코로나·독감 콤보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받으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아가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하며 조직 운영의 기민함을 높이고 수익성 회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진단키트 호황을 누린 대표 기업이다. 2023년에는 미국 연방정부에 코로나 진단키트 1억개를 납품하며 연간 매출 3558억원, 영업이익 1428억원이라는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팬데믹 특수 종료 이후 실적은 뚝 떨어졌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804억8836만원으로 전년 대비 77.3% 감소했다. 영업적자도 247억8498만원이나 냈다.
이는 핵심사업인 면역진단기기부문 매출이 사실상 붕괴된 영향을 직격으로 받았다. 2023년 2912억원에 달했던 해당 부문 매출은 2024년 3분기 기준 34억원에 그쳤다. 2023년에는 미국 정부 납품 실적이 포함되며 급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관련 매출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더 큰 타격은 기대주였던 콤보 진단키트의 정식 승인 일정이 지연된 점이다. 미국 FDA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회사는 계획한 시점에 매출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 1월 콤보 키트가 FDA로부터 510(k) 정식 승인을 받으면서 분위기 전환의 기점이 마련됐다. 해당 제품은 코로나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용·개인용 제품으로 정식 승인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다. 팬데믹 당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정식 승인은 민간시장 공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으로만 약 1000억원 규모의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콤보 키트는 매월 구매주문서(PO)를 받아 생산하는 방식이어서 매출 예측이 쉽지 않지만 코로나와 독감 모두 동절기 유행 특성이 있어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유통망 확대도 본격화됐다. 오상헬스케어는 미국 유통 파트너로 글로벌 의료기기기업 애보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애보트는 팬데믹 당시 미국 진단키트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한 강자다. 이번 계약은 수백만개 단위의 공급 조건으로 이르면 이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제품 출시가 시작될 예정이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해외 현지화 전략도 병행 중이다. 브라질과 나이지리아에서 추진 중인 현지 생산체계는 올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외 파트너사가 설비 투자와 인력 고용을 맡고 오상헬스케어는 설비 세팅과 교육 지원, 원자재 및 반제품 공급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직접 비용 부담 없이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최근에는 조직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이 회사는 유병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강철훈 대표가 연구개발(R&D)과 대외협력, 유 대표가 재무·경영관리 전반을 총괄하는 분업 구조다. 조직 운영 효율을 높여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유병열 대표는 그룹 내 CFO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각자대표체제로 변경됐지만 강철훈 대표가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유병열 대표가 경영관리로 서포트하는 체계는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