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바이넥스가 충청북도 오송에 대규모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다.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인 생산능력(케파)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고객사로 알려진 기업들의 연이은 해외 품목허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넥스는 지난달 14일 충청북도, 청주시와 오송 제1생명과학산업단지 내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신‧증설에 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공장 규모 및 투자액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2029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2만4200여㎡ 규모의 공장을 신‧증설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회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은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에 위치해 있다. 두 공장에는 500리터, 1000리터, 5000리터 등 다양한 크기의 중소형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초기 임상시료부터 및 상업화 물량까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수준의 생산이 가능하다.
회사가 케파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주요 업체들과의 기존 계약 및 신규 수주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9월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과 174억원 규모의 제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관련 공시에는 계약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출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바이넥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3품목을 수주했다고 알려졌다. 회사는 같은 해 11월에도 한 제약사와 158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공급계약을 맺었다.
회사의 연이은 수주 성공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 해외 규제기관으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승인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영향이다. 특히 국내 중소형 CDMO 중 유일하게 FDA 문턱을 넘은 성과도 향후 수주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더불어 시장에서는 최근 고객사들의 라인업 확대가 향후 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작년 회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달 25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를 미국에 출시했다. 앞서 같은달 17일에는 FDA와 유럽 집행위원회(EC)로부터 골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엑스지바(Prolia & Xgeva) 바이오시밀러 2종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3월10일 FDA로부터 졸레어(XOLAIR)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OMLYCLO)'에 대한 승인을 받았으며 4일에는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STOBOCLO)-오센벨트(OSENVELT)'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또 지난달 24일에도 EC로부터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앱토즈마' 승인을 얻었다. 셀트리온은 2021년 11월 바이넥스와 위탁생산(CMO) 국산화 협약을 체결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케파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완제의약품(DP) 관련 시설"라며 "원료의약품(DS) 비중이 높은 바이넥스의 경우 별다른 타격 없이 매출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넥스 관계자는 "고객사 등의 요청에 따라 선제적으로 케파를 늘리기로 했다"며 "오송에 신‧증설할 생산시설의 면적이나 구체적인 케파 등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 향후 시공사가 정해지면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유럽과 올 1월 미국 cGMP 승인 이전부터 해외업체들과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수요 자체가 많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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