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 벤처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지방시대 벤처펀드'를 신설한다. 지방시대 벤처펀드는 비수도권 벤처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로 초기기업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자자로는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 지방자치단체, 지방은행, 지역 거점 기업 등이 참여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지방시대 벤처펀드의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올 한 해 동안에는 모태펀드에서 2000억원을 출자해 약 5개 지역에서 총 3300억원 이상 규모의 모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지난달 말 '지방시대 벤처펀드 참여 지자체 모집 공고'를 올리고 지난 14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오는 7월 내에 모펀드를 최종 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방시대 벤처펀드는 민간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여러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선손실충당 ▲초과수익 이전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투자기업 지분 우선매수권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하향 적용 등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RWA 가중치를 낮추는 혜택에 주목하고 있다. '바젤3(BaselⅢ)'의 국내 도입 이후 벤처펀드 출자 시 RWA 가중치를 400%로 설정하면서 주요 민간 LP로 꼽히는 금융지주들이 펀드 출자금을 크게 감축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시대 벤처펀드에 출자할 경우 RWA 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100%로 줄이는 인센티브가 은행들의 출자심리를 되살릴지 벤처캐피탈(VC)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RWA 가중치를 완화하는 조항에 대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에서 사모펀드(PEF), 벤처투자조합 등에 자금을 투입할 때 RWA 가중치가 워낙 높게 잡히고 있어 금융그룹은 재무건정성 관리 차원에서 벤처펀드 출자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RWA 가중치가 100%로 줄어들면 금융지주들의 벤처 출자여력은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RWA 가중치 하향 적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금융기관들의 벤처펀드 출자 의향을 높이는 건 수익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RWA 가중치가 100%로 정해질 펀드 대부분은 일반 분야의 투자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 LP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펀드들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러한 상황들을 감안하면 관련 출자사업에 은행들이 선뜻 나설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앞선 관계자는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선 투자대상에 대한 제한을 비교적 자유롭게 설정해야 한다"면서 "지역 펀드의 경우 비수도권 소재 기업뿐 아니라 수도권에 본사를 지니고 있더라도 공장, 연구소 등은 지방에 두고 있는 기업들도 주목적 투자 대상에 포함하거나 의무 투자 비율을 감소시키는 등 펀드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 LP와 위탁운용사(GP)들의 참여의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RWA 100% 채택 대상을 지금보다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기부와 금융위원회는 바젤3의 예외조항을 활용해 일정 비율의 정책 자금이 들어가고 자본 운용보다는 정책성이 강한 투자조합들에 한해서만 RWA 가중치 100%를 허용하고 있다.
RWA 100% 적용은 신규 결성펀드만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컨대 올해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지방시대 벤처펀드는 모두 RWA 100%를 인정한다. 반면 현재 자펀드 GP 선정을 진행 중인 전북·강원 지역혁신 벤처펀드는 지방시대 벤처펀드와 성격이 유사하나 향후 펀드가 결성된 이후 금융위에 심사를 신청해 적용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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