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의 투자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전략적투자자(SI)로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금전적 이익에 초첨을 맞춘 재무적투자자(FI)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영식 회장은 오션인더블유(전 씨티프라퍼티, 초록뱀컴퍼니)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때 주목해야 되는 부분은 원영식 회장이 아니라 그의 아들인 원성준 씨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는 원성준 씨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다.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은 오션인더블유의 지분 32.8%를 보유 중이다.
기존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는 원영식 회장과 원성준 씨의 지분율이 82.9%에 달하는 오션인더블유㈜였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을 통해 오션인더블유㈜가 보유 중이던 지분 21.19%를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이 사들였다. 이에 따라 아름드리코퍼레이션의 오션인더블유 지분율은 기존 3.66%에서 24.86%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오션인더블유에 대한 원 회장 일가의 지배력 변화는 없지만, 지배구조상 원성준 씨가 전면에 나서면서 원영식 회장은 한발짝 뒤로 물러선 그림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들 원성준 씨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된 이후 아름드리코퍼레이션과 오션인더블유는 투자조합 출자를 통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션인더블유와 원성준 씨 등 특수관계자가 최근 몇 달 사이 지출한 투자금액만 해도 약 2000억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초록뱀그룹 시절과 비교해 SI가 아니라 FI로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오션인더블유는 라르고스브릭 투자조합을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지오릿에너지 CB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 기업인 에이프로젠이 경영권을 취득하고, 오션인더블유를 포함한 원영식 회장 측은 FI로 자금만 투자하는 방식을 취했다. 뿐만 아니라 엑스큐어, 엣지파운드리, 휴림에이텍 등 조합을 통한 또 다른 투자에서도 원영식 회장 측은 FI 역할을 자처했다.
과거 초록뱀그룹 운영 당시 원영식 회장은 상장사 인수와 지분 투자 방식을 선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초록뱀미디어를 인수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기업들을 인수, 사세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초록뱀그룹 인사들을 대거 내세워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원영식 회장이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투자 전략에 변화를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 2023년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상장사를 인수하는 방식의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영식 회장이 언제든지 SI 중심의 투자 전략을 다시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원영식 회장 측이 인수한 지오릿에너지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에이프로젠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오션인더블유 관계자는 "과거처럼 SI 역할보다는 FI 역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투자 방식이 바뀐 것과 원영식 회장의 리스크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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