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롯데케미칼이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공모 회사채 14개의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을 가결했다. 이로써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의 이자보상배율 유지' 조항은 삭제된다.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발표한 이후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맡긴 데다 사채권자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는 노력으로 회사채를 당장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막았다.
19일 롯데케미칼은 오전 9시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각 회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었으며, 해당 회사채 모두 가결 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법원인가를 거쳐 삭제되는 조항은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EBITDA 5배 이상의 이자보상배율유지다.
앞서 11월에 롯데케미칼 회사채 14건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조건인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EBITDA 5배 이상의 이자보상배율 유지'를 준수하지 못해서다. 2021년까지만 해도 롯데케미칼의 EBITDA/금융비용은 27.8배에 달했다. 그러나 석유화학 침체와 중국발 저가 공세로 EBITDA/금융비용은 2022년 1.2배 2023년 2.2배 올해 9월말 기준 0.9배까지 떨어졌다. 이에 사채권자들을 설득해 해당 조건을 삭제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9시부터 17시까지 개최된 사채권자 집회는 오전부터 취재진이 롯데월드타워 1층에 모여 있었다. 총 14번의 사채권자 집회가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가운데 장소가 113층이다 보니 엘리베이터 문 앞은 안내원들이 사채권자들만 들여보내기 위해 서 있었다. 이후 확인이 된 사채권자들만 113층으로 이동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날 참여한 사채권자는 60명가량으로 파악된다. 참석한 사채권자들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모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사채권자들은 위임장으로 참석을 대신했다.
롯데케미칼이 14개 공모 회사채 모두 가결을 이끌어낸 건 회사가 시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내 걸어 회사채 신용보강 계약을 맺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런 노력으로 롯데케미칼은 집회 전 사채권자 90%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사채권자 집회 후 취재진과 만난 성낙선 롯데케미칼 CFO도 "EOD가 발생한 게 채권인 만큼 은행권 신용보강을 맺어 사채권자들이 만족하셨을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90% 이상은 사전에 동의를 받아서 지금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하신 사채권자들은 모두 찬성 입장을 밝히셨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롯데케미칼은 재무 부담을 한층 덜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롯데케미칼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에셋라이트 전략에 따라 저효율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한다. 10월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인 LUSR을 청산했다.
아울러 해외법인 지분을 활용한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플랜도 추진 중이다.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LC(LCLA)의 유상증자 지분 40%를 처분해 6600억원을 조달했고, 6500억원 가량은 라인프로젝트 수행 주체인 PT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LCI)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10월 기준 유동성 자금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총 4조원을 확보해 안정적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으로 현금흐름 및 개선 투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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