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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빨간불'…이커머스 투심 악화되나
이승주 기자
2024.07.25 08:00:22
큐텐發 리스크에 국내 이커머스 '노심초사'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8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 (제공=큐텐)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큐텐 산하 이커머스 계열사들에 '정산지연' 사태가 불거지면서 큐텐의 불안정한 재무 상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큐텐이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안을 내놓으며 언급한 큐텐·위메프·티몬의 기업 공개(IPO)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히려 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 기업들을 향한 투심에 악영향을 끼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11번가·SSG닷컴·오아시스·컬리 등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자본시장에서 외면받은 전례가 있는 터라 향후 이들의 IPO 추진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큐텐의 이커머스 계열사들은 '정산지연' 사태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번 사태에 발단은 이달 8일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들이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고 알려지면서다.


큐텐에 따르면 약 500명의 셀러가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고 이후 400여 명의 셀러에게 정산을 완료했다. 나머지 셀러들에게는 이달 말까지 대금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큐텐은 ▲피해 셀러들에게 10%의 지연 이자 지급 ▲3년 간 글로벌 플랫폼 'wish' 판매 수수료 3% 감면 ▲상장 시 정산 지연금의 50%까지 주식 매입 기회 제공 등 보상안을 약속했다.


하지만 큐텐의 보상안에도 셀러들의 불안감을 달래기엔 부족했다. 큐텐에 속한 셀러들이 고객들에게 상품 구매 취소를 요청하는 등 발을 빼기 시작하자 '티몬'에서도 정산지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티몬은 고객들의 결제 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자별 정산일자에 맞춰 이를 지급하고 있었는데 대규모 구매 취소건이 발생하자 정산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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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내달까지 제3의 금융기관에서 대금을 보관하고 이후 판매자들에게 정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티몬 관계자는 "정산 지연 사태를 빠르게 해결하고 판매자, 고객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큐텐이 이번 사태를 거치며 위메프나 티몬의 '상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큐텐이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외에 다른 IPO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큐텐이 지난 2년 동안 총 5개의 회사를 인수한 이유도 총 거래액을 늘려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에 속도를 붙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큐텐·위메프·티몬 등 언급된 회사들의 상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2017년, 2020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어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특히 티몬은 아직까지 올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기업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은 재무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큐텐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에 대한 투심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이미 11번가, SSG닷컴, 오아시스, 컬리 등 다수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IPO를 추진하려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는데 이번 사태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IPO를 재추진하려는 이커머스 업체 입장에선 수익성 개선 작업을 통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어필하고 있는 도중 '때 아닌 봉변'을 당한 셈이다.


실제 컬리는 운반비와 지급수수료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왔다. 이 과정에서 3자물류(3PL) 시스템 도입,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출시 등 수익다각화도 추진했다. 이에 컬리는 올해 1분기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71억원을 기록하며 첫 분기 흑자를 냈다. 마찬가지로 11번가는 전사적인 손익 개선 노력에 오픈마켓 부문에서 상반기 EBITDA가 흑자로 돌아섰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무리한 확장보다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대기업의 지원이 없는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고객 유치와 사업 확장을 위해선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며 "이미 이커머스 업체들을 향한 자본시장의 인식이 좋지 않은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여지가 있다"고 관측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도 "컬리와 오아시스 등 일부 이커머스 업체들은 IPO 재추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IPO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데 이번 사태에 불똥이 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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