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에 초기부터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의 펀드 만기가 하나 둘씩 도래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힐링페이퍼 측은 구체적인 기업공개(IPO) 계획은 수립하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사들 대부분 IPO 시점까지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일부 VC는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힐링페이퍼가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건 2019년부터다. 당시 진행한 시리즈A 라운드에서 프리미어파트너스(2018 KIF-프리미어 기술금융 투자조합), 스톤브릿지벤처스(스톤브릿지영프론티어투자조합), 원익투자파트너스(원익 2016 Hidden Opportunity 펀드·원익 2015 Hidden Opportunity 투자조합)로부터 45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때 힐링페이퍼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45억원 수준이다. 주당발행가액 2만4081원에 총 주식수 101만7386주를 곱한 금액이다.
이듬해 2020년 3월 힐링페이퍼는 시리즈B(185억원 규모) 투자를 곧바로 유치했다. 해당 라운드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는 ▲중국 VC인 레전드캐피탈 ▲프리미어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하나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이후 2022~2023년 브릿지 투자로 80억원 가량을 추가로 유치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지난 4년간(2019~2023년) 힐링페이퍼의 누적 투자액은 310억원에 달한다.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원익투자파트너스의 경우 지난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6월 기준 마지막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가액 4만4823원에 총 주식수(680만2689주)를 적용하면 힐링페이퍼의 기업가치는 3050억원 가량이다. 원익투자파트너스가 시리즈A에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245억원)를 고려하면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가 투자에 활용한 두 펀드 모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타이밍에 성공적으로 엑시트한 셈이다.
원익투자파트너스를 제외한 나머지 투자자들은 아직까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향후 1~2년 뒤에 펀드 만기가 도래하는 VC는 프리미어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다. 우선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시리즈A 투자에 활용한 펀드(2018 KIF-프리미어 기술금융 투자조합)의 만기가 내년 11월에 도래한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활용한 영프론티어펀드 역시 만기일이 내년 12월이다.
다만 아직까지 힐링페이퍼는 구체적인 IPO 계획은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당장은 글로벌 사업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상장주관사 선정 등을 비롯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IPO 계획은 없다"며 "현재는 일본 등을 비롯해 해외사업을 확장하는데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투자사들 대부분 힐링페이퍼의 IPO 시점까지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펀드 만기가 도래하는 VC들은 만기 연장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힐링페이퍼가 작년을 기점으로 적자 늪을 벗어나 이익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만큼 향후 IPO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VC 관계자는 "(힐링페이퍼) 엑시트 계획은 아직까지 논의 중인 단계로 구체적인 회수 전략을 수립하지 않은 상태"라며 "IPO가 늦어진다면 펀드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사라고 해도 IPO 시점을 앞당기거나 하긴 어렵고 그저 투자 기업이 잘 헤쳐나가도록 도움을 줄 뿐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투자 VC 관계자 역시 "현재까지 힐링페이퍼의 IPO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급한 상황은 전혀 아니다"며 "펀드 만기가 도래하면 연장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굳이 IPO가 아니더라도 구주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작년부터 이익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만큼 IPO까지 나아갈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힐링페이퍼는 417억원의 매출과 12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 대비 매출은 70.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건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힐링페이퍼의 보유 현금이 충분하다는 점도 IPO 추진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지난해 12월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167억원)과 단기금융상품(50억원)은 총 217억원으로 전년(90억원) 대비 139.5%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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