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설로인이 이익창출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선 B2B 영역의 추가 확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회사는 B2C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상태다. 지난해 초 출시한 B2B플랫폼은 올해 회사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미 2년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한 미트박스글로벌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양사 모두 국내 육류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며 기업공개(IPO)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향후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설로인의 별도 매출액은 247억원으로 전년동기(132억원) 대비 87% 증가했다. 이 중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식한 B2C 매출은 1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1억원) 대비 4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기업 대상의 B2B 매출액은 21억원에서 90억원으로 328.6% 늘어났다. 회사 측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연간 B2B 매출액은 2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예상 연간 매출액 570억원의 40.4%에 해당한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89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1월 출시한 B2B플랫폼 '본대로'의 성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본대로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평가한 원육 품질과 정보를 고객에게 전달,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AI 기반 육류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상품의 품질과 등급을 분석해 구매자들에게 제공한다. 그간 수집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분석하기 때문에 등급 책정에 정확성과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다.
본대로는 정육점, 식당 등 육류 도매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고객이 원하는 품질의 고기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판매자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부분육의 실제 사진과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해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도록 도와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성장성 및 확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설로인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육류사용 B2B 업소는 총 35만개다. 본대로는 이 중 1300개사를 거래처로 확보한 상태다. 추가 영업을 통해 고객층 확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경쟁사로 인식하고 있는 미트박스글로벌이 규모 면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회사는 플랫폼 '미트박스'를 이용해 기업고객 대상 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 단계를 줄여 기존 시스템 대비 저렴한 축산물 거래가 장점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69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누적 회원사는 17만개에 달한다.
미트박스글로벌은 현재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M.I.T 플랫폼'을 내놓았다. 설로인의 본대로가 축산물 품질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M.I.T 플랫폼은 축산물 시세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각자 다른 영역에서 수집하고 분석, 제공한 데이터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업계 최초의 IPO라는 명예를 얻기 위해 관련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5월 미트박스글로벌이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진행하며 앞서 있는 상황이다. 설로인은 지난해 말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각각 대표주관사,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프리IPO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상품 신뢰도를 무기 삼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시장 점유율은 양사 모두 미미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까지는 무난한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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