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푸드테크 스타트업 설로인은 2017년 설립한 회사로 같은 이름의 숙성한우 전문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변준원 대표(지난해 말 지분율 17.9%)와 김지수 부대표(8%), 한우 경매사 출신 한덕우 최고상품책임자(CPO, 11.9%)가 공동 창업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한우를 도축하고 숙성, 가공해 판매하는 육류 기업이다. 일반적인 육류 기업은 닭이나 소, 돼지를 사육·도축하거나, 대리점을 통한 도매에만 그쳐 유통채널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설로인은 숙성한우를 취급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품질 관리, 자체 유통망 구축에 성공하며 뚜렷한 차별성을 갖게 됐다. 같은 등급의 한우라도 고기마다 맛과 품질이 제각각이라는 소비자의 불만을 최소화하며 국내 최정상 숙성한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빠르고 정확한 거래를 실현한 것 역시 인기몰이의 비결로 평가 받는다.

품질 관리의 핵심은 AI를 활용해 쌓아올린 자체 데이터베이스다. ▲소의 성별, 월령, 근섬유, 육색 등을 고려한 '원육의 품질' ▲숙성 온도, 습도, 효소, 미생물 등을 고려한 '숙성 품질' ▲손질부위, 분할부위, 작업온도, 포장방식 등이 좌우하는 '가공 품질' 총 3개 영역에서 기준을 확립했다.

그 결과 설로인은 소비자들이 언제든 믿고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설로인의 제품은 '스킨팩 진공'을 통해 2주 이상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일정한 상품성을 유지하며 다수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독점 계약권을 따냈고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B2C 영역에서도 빠르게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설립 후 최초로 월 매출액 100억원을 넘기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전년 동월 대비 230% 늘어난 매출액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설로인의 사업 확장은 현재진행형이다. 2019년 강남 압구정에 생산, 숙성 시설을 겸비한 300여 평 규모의 미트 컴플렉스(Meat Complex)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숙성 한우의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프리미엄 정육점, 한우 다이닝, R&D 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직접 한우 판매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조성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의 일환이다.

2022년엔 500억원을 투입해 경기 군포 금정동에 연면적 2만5000㎡의 공장 건물을 매입했다. 이를 스마트 프로덕트 센터(SPC)로 리모델링해 운영을 시작하며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를 기점으로 신규 플랫폼 사업도 진행 중이다. 기업 간(B2B) 플랫폼 '본대로'를 출시했는데 식당이나 정육점 등 도매업자가 도축장에서 육류를 고르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플랫폼에서 할 수 있도록 육류 정보와 이미지, 도축 정보 등을 제공한다.

현재 회사의 매출액은 3년 연속 증가세다. 2021년 별도 기준 196억원이었지만 2022년 266억원, 지난해 337억원을 기록했다. 계속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 중이기에 영업손실 역시 61억원, 97억원, 101억원으로 증가세다.

적자가 늘었지만 잠재력은 인정받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 서울대학교 등으로부터 누적 투자 400억원, 투·융자복합으로 800억원을 유치했다. 투·융자복합은 기술성과 미래성장가치가 우수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융자의 장점을 복합 활용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NH투자증권(대표주관), 하나증권(공동주관)과 상장주관계약을 체결했다. 올해까지 프리IPO 등 기업공개(IPO)에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