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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왜 에스엠을 포기했나
이규연 기자
2023.03.15 08:17:48
시장 과열과 주주가치 하락 방지 명분…실질적으로는 카카오 자금력에 밀려
카카오 주당 20만원 매수 가능성도 열려 있었어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0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 서울 용산 신사옥 전경. (제공=하이브)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전에서 손을 뗀 데는 여러 이유가 얽혀있다. 하이브는 시장 과열을 막고 주주가치를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쩐의 전쟁'에서 자금력 우위에 서 있는 카카오와 경쟁 역시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 시장 과열에 '치킨 게임' 피했다 


14일 하이브에 따르면 에스엠 인수절차를 중단한 이유로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공개매수 경쟁 구도가 되면서 시장이 과열 양상에 들어갔다는 판단을 들고 있다. 이런 시장 과열이 하이브의 주주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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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와 카카오의 연이은 공개매수 기간 수직상승했다. 에스엠 주가는 종가 기준 연초에 7만5200원으로 시작해 차차 오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으로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한 2월 10일 11만4700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7일 주당 15만원으로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뒤에는 에스엠 주가 상승폭이 더욱 커져 8일 종가 기준 15만8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이브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려면 최소 16만원 이상을 책정해야 했던 셈이다.


이렇게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하이브는 더욱 높은 가격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해도 에스엠 주가가 그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카카오와 '치킨 게임' 양상을 보이기 전에 협의를 이끌어낸 셈이다. 


하이브 주가도 13일 직전거래일보다 3.2% 오른 18만9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이브 주가는 하이브가 에스엠 경영권 인수를 선언한 2월 8일 종가 19만7600원을 기록한 뒤 18만~20만원 사이에서 요동쳤다. 카카오가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7일 이후에는 한때 17만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에게 이번 의사결정은 단기적 호재이며 현재 보유한 에스엠 지분의 최종 잔존 여부에 따라 중장기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 '쩐의 전쟁'에서 밀린 점도 이유


하이브가 에스엠 경영권을 포기한 데는 자금력 문제도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하이브는 카카오와 합의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적정 인수가격 범위를 설정해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했다"며 "현 상황에서는 에스엠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에스엠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인 4228억원에 사들였다. 그 뒤 같은 가격으로 에스엠 지분 최대 25% 공개매수(최대 7140억원)에 나섰다. 이때 공개매수가 성공했다면 하이브는 1조1368억원에 에스엠을 인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에스엠 주가가 치솟으면서 하이브는 281억원을 들여 에스엠 주식 0.98%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공개매수전에 뛰어든 이후 IB업계서는 하이브가 주당 18만원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하이브가 25%를 확보하는 데 1조710억원을 추가로 들여야 한다. 하이브가 에스엠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전체 금액도 1조5219억원가량으로 늘어난다. 하이브가 생각했던 금액보다 대략 4000억원 규모를 더욱 들여야 하는 셈이다. 


하이브는 2022년 9월 기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9030억원이다. 계열사로부터 3200억원을 차입했지만 이를 합쳐도 1조2230억원에 머문다. 앞서 2월에는 미국 레이블인 QC미디어를 314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산술적인 자금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여력의 자금을 모두 쏟아 에스엠을 인수했을 경우 사업 유지를 위한 유동자금부족으로 하이브 사업 자체가 흔들리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브는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카카오와 공개매수 경쟁에 나서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카카오가 주당 18만원으로 에스엠 주식 35%를 확보하려 했다면 1조5000억원을 들여야 했다. 앞서 에스엠 지분 4.91%를 확보하는 데 1500억원가량을 썼던 것까지 고려하면 전체 1조6500억원을 에스엠 인수에 투입할 수 있었던 셈이다.


카카오는 2022년 9월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4조5553억원, 단기금융상품 1조1544억원을 보유했다. 보통 전체 자금력의 50% 정도가 인수합병 투입 최대 금액인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가 하이브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15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여세를 몰아 에스엠 인수에 힘을 보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이브가 1조원 규모의 외부 투자 유치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금력 측면에서는 카카오가 훨씬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카카오의 자금력이라면 주당 20만원 이상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들어가는 것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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