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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투자 잘했는데 IPO는 불명예
최지웅 기자
2022.11.21 08:21:30
② IPO 불발에 자회사 지분 직접매각으로 가닥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1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의 비전을 발표했다.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텔레콤은 그동안 유무선 통신에 가려져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ICT 자회사들의 성장을 이끌기 위해 인적분할을 선택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쪼개져 나온 투자전문기업 SK스퀘어의 탄생 이유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주요 자회사를 포함해 반도체·ICT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분할 1년째에 접어든 현재 SK스퀘어를 향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이 회사는 출범 직후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미래 ICT 영역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기대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연달아 불발로 끝나면서 성장 전략에 물음표가 찍혔다.  


◆ IPO 불발에 빛바랜 투자 성과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4조937억원, 영업이익 1조589억원, 순이익 1조1667억원을 달성했다. 시장 전망치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차입금 0원의 무차입 경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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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의 핵심 성과 지표(KPI)는 명확하다. 순자산가치(NAV)를 얼마나 빨리 키울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는 출범 초기 26조원이었던 NAV를 2025년까지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NAV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수한 자산가치를 말한다. SK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SK스퀘어의 경우 상장 및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모두 더해 NAV를 평가한다. 


SK스퀘어는 '신규 투자'와 '자회사 IPO'라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을 기반으로 NAV 상승동력을 얻고 있다. 


SK 스퀘어 투자 성과 (출처=대신증권)

신규 투자 전략은 SK텔레콤 시절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출범 직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버추얼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농업기술 기업 '그린랩스' ▲메타버스 게임 개발사 '해긴' 등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누적 투자금액만 약 2434억원에 이른다. 투자 대상 기업들이 투자시점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SK스퀘어의 투자 전략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 SK텔레콤의 투자 DNA가 SK스퀘어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IPO 전략은 지난 5월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자회사들이 상장 계획을 연달아 철회하면서 부침을 겪고 있다.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IPO 시장이 급속히 위축된 탓이다. SK스퀘어는 IPO 선발대로 내세웠던 자회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심에 따라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상장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 자회사 IPO에서 직접 매각으로 전략 수정 


하지만 기약 없이 시장 회복만을 바라볼 순 없는 노릇이다. SK스퀘어는 2025년까지 NAV 7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안고 있어 갈 길이 바쁘다. 


특히 SK스퀘어 자회사의 주요 주주들이 대부분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나 사모펀드(PEF) 등으로 구성돼 있어 투자금 회수 압박이 우려된다. 실례로 자회사 11번가는 2023년까지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자에게 수혈받은 5000억원을 원금에 연 3.5%의 복리를 붙여 갚기로 약정했다. 거듭되는 시황 악화로 IPO 일정이 늦어진다면 투자금 회수로 인한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SK스퀘어는 기존 자회사 IPO 전략을 사모펀드 투자를 유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SK쉴더스·11번가·원스토어 등 주요 자회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K스퀘어 지배구조 (출처=이베스트투자증권)

가장 먼저 SK쉴더스가 지분 매각 및 투자 유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SK쉴더스는 최근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의 사모펀드 운영사 EQT파트너스와 2조원 안팎의 투자자금 유치를 추진 중이다.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 2대 주주인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 보유 주식(36.87%)과 신주 추가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는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을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현재 SK쉴더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63.13%를 보유한 SK스퀘어다. EQT파트너스는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 지분 외에도 SK스퀘어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인수해 공동경영을 추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부회장)은 지난 15일 공식석상에서 "공동경영 제안은 상대(EQT파트너스)에서 온 것"이라며 "제시 조건이 상장보다 나을 수 있어 마지막으로 검토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스퀘어는 이를 계기로 다른 자회사들의 구주 매각 및 유상증자에 참여할 국내외 사모펀드들에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얼어붙은 IPO 시장에 대응해 신속하게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스퀘어는 종속회사가 40개에 달한다. 올해만 8개 종속회사가 신규로 포함됐다.


SK스퀘어는 자회사 IPO 무산 이후 지체된 투자재원을 마련해 신규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핵심 자회사의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사모펀드 등 신규 투자자와 이견을 좁히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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