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비트, 빗썸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베네핏, 더블유플러스, 밀크 등 암호화폐들은 상장 직후 일제히 가격이 급락했다. 국산 알트코인이 유독 가격방어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 수요 대비 상장가를 높게 산정한 탓도 있지만, 시장에 유통되는 코인 물량을 제한할 락업 기간을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발행한 전체 코인의 배분 계획과 수량을 백서에 공지한다. 그리고 프라이빗 세일, 퍼블릭 세일, 어드바이저와 팀 보유분 등 각각의 코인 물량마다 락업 기간을 정해 과도한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로 배분한 토큰에 락업을 걸어두거나, 락업 기간을 공지하는 국산 알트코인 발행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 최근 빗썸에 상장된 베네핏, 더블유플러스 등 대다수의 코인은 락업 기간을 공지하지 않았다. 락업 기간을 공지하는 것은 프로젝트 자율인데다, 거래소가 코인을 상장할 때도 코인 발행 프로젝트 측에 요구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시 투자자들에게 프로젝트별로 코인 배분 계획과 일정을 공지하지만, 실제로 해당 프로젝트가 스마트컨트렉트를 통해 락업을 걸어두었는지는 거래소측이 확인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언제 한꺼번에 물량이 풀려 가격이 폭락할지 모르는 상태로 투자를 하는 셈이다. 

특히 팀과 어드바이저 보유분 외에 퍼블릭세일이나 마케팅 물량으로 풀린 코인에는 락업 기간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암호화폐는 전체 물량중 30~40%를 판매한다. 전체 물량 중에서 가장 많은 수량이 판매되지만 락업 기간이 없거나, 구체적으로 공지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밋업이나 컨퍼런스, 거래소를 통해 에어드랍 한 코인도 락업 기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이미 시장에 풀린 코인은 거래소 상장과 동시에 한꺼번에 매도되기 때문에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세한 락업 기간을 정해두지도 않고 공지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행태"라며 "마케팅을 위해 에어드랍 한 코인은 무료로 나눠준 것인데다, 국산 알트코인의 세일 가격은 상장가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호재가 발표돼 시세가 올라가더라도 매도 물량이 풀리면 다시 시세가 폭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세가 하락하자 유통량을 조절하기 위해 코인 발행 프로젝트가 직접 나선 경우도 있다. 캐리프로토콜은 지난해 7월 공식 채널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바이백과 락업 기간을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월별로 언락되는 물량을 줄여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을 30%가까이 감소시키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캐리 측은 “변경된 언락 일정에 따라 시장에 출회되는 물량이 대폭 줄어 시장의 충격이 현저히 감소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캐리 프로토콜의 파트너사와 투자자, 어드바이저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