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암호화폐 거래소별 운영 전략은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조성된 펀드의 통화 종류(법정화폐 또는 다양한 암호화폐)와 구조, 펀드 위탁 운영 여부 등은 암호화폐 거래소 내부 규정에 의해 정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후오비 코리아 등은 투자자 보호펀드라는 이름으로 '인슈어런스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비교적 후발주자들도 인슈어런스펀드 조성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설립한 프로비트(Probit) 경우 바이백(buy-back)과 인슈어런스펀드 등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못 미더운 인슈어런스 펀드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의 펀드 조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익성에 따라 실제 운영할 수 있는 펀드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조성된 펀드의 규모 대비 피해액이 클 경우 펀드의 활용 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가 보유한 암호화폐 규모를 1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모든 고객의 해킹 우려를 막기 위해서는 100억원어치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100억원어치 수수료 수입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수수료율을 0.1%로 가정, 100억원어치 수수료 수입이 발생하려면 10조원어치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규모이거나 후발주자에게 10조원어치의 거래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인슈어런스펀드의 자금 출처는 수수료 수익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규모가 작거나 후발주자인 암호화폐거래소 경우 수수료 수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성할 수 있는 펀드 규모는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고객 유치를 위해 인슈어런스 펀드 조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존재 여부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해킹 피해에 따른 투자자 보호가 미흡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거래소 신뢰 흔들…선택 ‘꼼꼼히’

보험상품의 대안으로 등장한 인슈어런스 펀드 역시 한계점을 드러내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400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은 코인레일 경우 한 달여간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투자자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23일 기준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원사로 등록된 암호화폐거래소 수는 23개이다. 비회원사와 신생 암호화폐거래소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70여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암호화폐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과 반대로 제대로 된 해킹 피해 보상 방안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피해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암호화폐거래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이 어려워지면서 적지 않은 수의 암호화폐거래소가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투자자는 배당이나 무상증자와 유사한 에어드롭(air drop) 등과 같은 혜택보다는 보안과 보상 방안을 꼼꼼히 따져본 후 암호화폐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