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5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첨단바이오법)’을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했다. 법안소위에서 큰 이견이 없었던 만큼 법사위와 본회의도 통과가 기대된다. 첨단바이오법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숙원으로 바이오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첨단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첨단바이오법이 미칠 파급력에 대해 진단해 본다.
[딜사이트 최원석 기자] 첨단바이오법 시행으로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희귀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 신속한 상용화를 발판삼아 해외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병률은 낮지만 전 세계 환자 수를 감안하면 막대한 매출이 기대된다.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규모는 2017년 596억원으로 2012년(105억원) 대비 5배 이상 커졌다. 국내 개발과 제조 희귀의약품 허가는 2012년 5개, 2013년 4개, 2014년 4개, 2015년 11개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과 2017년 각각 3개와 2개로 다소 감소했다.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제약사의 수입의약품 비중이 크다.
국내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은 1000여개에 달한다. 업계에선 이 가운데 항암제 등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50% 이상으로 추정한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희귀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희귀의약품은 R&D 자금이 열세인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신약 개발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제약사는 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패한 수많은 파이프라인까지 감안하면 10조원의 비용이 투입되기도 한다. 반면 희귀의약품의 임상비용이 일반 신약에 비해 절반 수준이어서 개발비가 적게 든다.
희귀질환은 인구가 2만명 이하(미국 20만명 이하)면서 치료 방법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질환을 말한다. 신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지만 국내에서 환자 수가 적은 만큼 기대 매출이 낮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목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이다. 의약품은 약효뿐만 아니라 장기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처방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라이선스나 해외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첨단바이오법이 시행되면 상용화 기간을 최대 4년 단축할 수 있어 국내 허가 품목이 대거 늘어나 해외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희귀의약품은 대체 치료제가 없고 적은 수의 위중한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기 때문에 높은 가격으로 판매돼 경제성이 높다. 희귀질환자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각국의 규제기관에서 ▲연구개발비 지원 ▲세금 감면 ▲조속한 시판허가 시장독점제도 등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점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요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희귀의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리툭산’으로 한해 8조원 이상이 팔리고 있다.
희소성으로 라이선스 기대감도 높다. 글로벌 제약사는 신약후보물질의 확보의 어려움으로 희귀의약품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2016년 9월 1조1000억원 규모로 글로벌사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가 대표적이다.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희귀의약품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00년 초반까지 FDA 허가가 전무했지만 2005년 7개 품목이 첫 시판승인을 받은 이후 2018년 500개가 넘는 희귀의약품이 미국 판매되고 있다. 제약산업 분석전문회사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는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를 2017년 1250억달러(약 142조6250억원)로 추정한다. 연평균 11.6% 증가해 2022년에는 2160억달러(약 244조83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선 첨단바이오법이 시행되면 국산 희귀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은 글로벌에서 블로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첨단바이오법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지속성장을 위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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