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이준우 기자] "도시를 설계하려면 상수도관만큼 하수도관을 만들어야 하고, 고속도로를 깔려면 진입로만큼 진출로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 역시 정부 주도로 세계 최고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아직은 반쪽짜리입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장은 20일 부산 기장군 아난티 코브에서 열린 '2026 VC 사장단 연찬회'에서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 회장은 벤처투자 생태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회수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벤처투자 40조원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회수시장과 글로벌 기업 육성 플랫폼은 아직 부족하다"며 "회수시장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업계 발전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에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이를 위한 코스닥 펀드 조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VC협회의 글로벌 확장 전략도 공개했다. 그는 "한국 벤처 생태계 모델을 해외에서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베트남·대만·홍콩·싱가포르·일본 등과 올해 안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각국 정부와 연결해 한국이 크로스보더 펀드의 허브가 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VC 사장단 연찬회는 협회가 주최하는 국내 벤처투자 업계 최대 규모 행사다. 올해는 협회 회원사 대표와 유관기관 관계자 등 약 13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매년 제주도에서 열리던 연찬회가 올해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개최되면서 지역 투자 생태계 확대와 비수도권 네트워크 강화라는 상징성을 더했다.
이번 부산 개최는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의 적극적인 유치와 지원 속에 이뤄졌다. 부산창투원은 협력 기관으로 참여해 지역 유망기업과 VC 간 투자 연계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했다. 협회는 이를 계기로 수도권 중심의 투자 네트워크를 지역으로 확장하고 부산 지역 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혀 비수도권 투자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행사에서는 VC협회 산하 정책·글로벌·벤처성장·생태계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활동 성과와 향후 과제를 공유했다. 정책위원회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벤처금융 강화 활동을, 글로벌위원회는 해외 LP 유치 및 글로벌 IPO 네트워크 확대 전략을 소개했다. 벤처성장위원회와 생태계위원회는 규제 개선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또 스타트업 글로벌 확장 전략, 글로벌 경제전망,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변화와 투자시장 전망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진행됐다. 김범석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비롯해 유석현 법무법인 미션 변호사, 정황수 더만타스토리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서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와 AI·콘텐츠 산업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김 회장은 "이번 연찬회는 국내 벤처투자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시장 회복과 혁신기업 성장을 위한 민간 자본의 역할 확대 및 업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이라며 "업계 내 소통을 강화해 벤처투자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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