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카메라 모듈용 IR필터 제조기업 '이노웨이브'가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수년째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법인 인수로 눈을 돌렸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노웨이브가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한 차례 무산됐던 코스닥 상장사 '아이엠' 인수를 재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엠은 현재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거절를 받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노웨이브는 최근 아이엠의 5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3자배정 대상자로 단독 참여했으나 무산됐다. 당초 이노웨이브는 아이엠 신주 약 619만주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납입 마지막 날까지 주금 납입을 하지 않았다.
대금을 납입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엠의 최대주주인 타이거플러스알파조합과 구주 매매 여부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노웨이브는 신주 인수만을, 타이거플러스알파조합은 경영권프리미엄이 얹힌 구주까지 함께 매각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부분은 이노웨이브의 곳간 상황을 고려할 때 아이엠 지분 취득 결정은 다소 부담이 큰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2023년 별도기준 이노웨이브의 현금 보유고는 4억원으로, 50억원의 인수대금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더욱이 이노웨이브와 아이엠 모두 적자 회사였다.
그럼에도 이노웨이브가 아이엠 지분 취득에 나서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던 건 사업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노웨이브는 IR필터 및 프리즘 단품 광학부품을 제조해 삼성전자 카메라모듈 제조사에 해당 제품을, 아이엠은 기구 엑츄에이터사로 삼성전기에 OIS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노웨이브는 아이엠을 통해 판매 수량을 확대하려 했다. 특히 자사의 광학부품과 아이엠의 기구제품의 반제품화를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노웨이브는 2020년 연결기준 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이후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2023년 들어서는 적자폭이 커졌다. 이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60억원으로, 적자 폭이 2022년 대비 116% 증가했다. 적자가 지속됨에 따라 이익잉여금 또한 결손금으로 전환되기에 이르렀다. 2023년 연결기준 71억원의 결손금이 쌓여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노웨이브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장사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웨이브가 아이엠을 인수하고자 했던 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사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노웨이브를 지배하고 있는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의 의지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노웨이브가 최근 지분 취득이 무산됐던 아이엠 인수에 다시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아이엠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노웨이브와 아이엠의 사업적 연관성이 깊다는 점에서 만약 아이엠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이노웨이브가 인가 전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수년째 자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엠 지분 취득에 한 차례 나섰다는 점은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통상 회생절차는 회생 개시 신청 및 결정→회생 계획안 제출 및 인가→회생 종결 신청 및 종결 순으로 진행된다. 최근 아이엠은 모 법무법인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법무법인은 여러 코스닥 상장사를 재상장시킨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노웨이브가 아이엠의 인가 전 인수합병에 나서 성공할 경우 우회상장도 가능해지는 만큼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 대표는 세 개의 상장사를 거느리게 된다. 유 대표는 이알옵틱스 유한회사를 통해 이노웨이브를, 에이치에스홀딩스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 케이이엠텍을 지배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노웨이브 측에 향후 타법인 인수에 나설 것인지와 구체적 수익성 개선 계획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유선상 답변이 불가능하다는 이노웨이브 측 입장에 답변 가능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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