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신한·우리·KB·NH농협) 계열 벤처캐피탈(VC) 중에서 가장 우수한 운용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핀테크 기업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등 굵직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사례를 남긴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각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지난해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77억원) 대비 377.92% 증가한 368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10.99%, 2.3%였다. 같은 기간 신한벤처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44억원) 대비 13.64% 감소한 38억원으로 ROE 4.27%, ROA 2.13%를 기록했다.
KB인베스트먼트의 당기순이익은 전년(92억원)보다 52.17% 줄어든 44억원으로 ROE 1.56%, ROA 0.29%로 나타났다. NH벤처투자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마이너스(-) 8억원에서 지난해 2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ROE와 ROA는 각각 0.38%, 0.37%로 집계됐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준수한 수익성을 실현한 배경에는 ▲KTBN 7호 벤처투자조합(KTBN 7호 펀드, 682억원 규모) ▲KTB 해외진출 Platform 펀드(KTB 해외진출 펀드, 1150억원 규모) 등을 통한 엑시트가 꼽힌다. 회사는 지난해 4월 KTB 해외진출 펀드와 같은 해 5월 KTBN 7호 펀드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두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각각 25.1%, 29.2%로 전해진다.
특히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N 7호 펀드와 KTB 해외진출 펀드 등을 통해 초기단계부터 토스 투자에 참여한 이후 후속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펀드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보유한 토스 지분 전량을 매각했고 두 펀드 모두 40배가량의 멀티플을 달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벤처파트너스는 펀드마다 운용사출자금(GP커밋) 비율이 평균 20%에 달한다"면서 "GP커밋 비중이 높은데다가 지난해 엑시트가 잘 이뤄지면서 양호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회사의 사옥 매각도 수익성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선 관계자는 "지난해 사옥 매각을 통한 영업외수익도 상당 부분 반영돼 회사의 수익률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해 회사 홈페이지에 부동산 매각공고를 게시했다. 대상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70 유스페이스2 10층 전체로 과거 회사의 본점 소재지다. 회사는 지난해 3월 해당 집합 건물을 양지개발㈜에 매도했다. 현재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301 삼정빌딩에 위치해 있다.
일반적으로 VC들은 고유계정(PI)보다 조합계정을 활용해 투자한다. 회사의 자본금을 투입하더라도 GP커밋 형태로 이뤄진다. 이에 회사의 투자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선 자기자본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ROE를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VC마다 설정하는 목표 수익률은 모두 다르지만 통상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두 자릿수의 ROE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C들은 혁신산업에 투자하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서 "근래 코스닥 상장사의 ROE가 한 자릿수임을 감안해보면 VC들은 그보다 일정 비율을 가중한 두 자릿수 초반대의 ROE를 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닥시장본부는 우량기업부의 요건 중 하나로 ▲최근 3년간 평균 ROE 5% 이상 또는 평균 당기순이익 30억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VC들의 직무 특성상 한 해 동안의 ROE만으로는 회사의 운용역량을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업계의 실적은 우상향을 그리는 제조업이나 시중은행 등과 달리 변동성이 심하다"면서 "VC업계에선 ROE가 일정 기준치를 넘어섰는지를 따지기보단 펀드별 회수실적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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