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2023년 분할 상장 이후 현재까지 기업 신용평가 이력이 없다. 공격적인 인수와 출점으로 차입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신용평가 없이 자금조달을 이어갈 경우 금리부담 등으로 차입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회사 측은 시장 여건을 고려해 향후 공모채 발행 등의 추가적인 조달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041억원으로 전년 450억원 대비 131.3%나 확대됐다. 이는 적극적인 인수·출점 확대에 따른 현금 유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음료 OEM·ODM 업체 퓨어플러스, 사회적기업 한화비앤비 등 두 곳을 인수하는데 약 250억원을 투입했다. 또한 국내에서 운영 중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지속적인 출점으로 작년 한 해 동안 50억원 안팎의 추가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한화갤러리아의 현금 유출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수한 사회적 기업이자 사내카페를 운영하는 한화비앤비의 지속적인 매장 출점을 계획 중이다. 올해 1월 설립한 에프지코리아 일본법인을 통해 일본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문제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단기차입금 상환 시기가 다가오지만 자금조달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신용등급을 확보해 공모채 발행 등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한화갤러리아는 현재까지 신용평가를 받지 않고 있다.
이에 공모채 발행이 불가능하며 사모채 또는 금융권 대출을 통한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의 경우 단기차입금이 많아질 경우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차환(Roll-over) 과정에서 이자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화갤러리아의 과도한 금융비용은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1억원, 순손실 188억원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비용으로만 266억원이 잡히며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공모채 발행 없이 조달하는 전략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커질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가 식음사업을 위주로 공격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향후 차입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금융기관 차입에 의존할 경우 금리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공모채 시장 진입을 위한 신용등급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현재까지 차입금에 대해서는 잉여현금 활용과 함께 만기 연장 후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한화갤러리아의 현금성자산은 765억원 수준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잉여현금과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만으로도 회사 운영에 문제가 없다"며 "시장여건을 고려해 공모채 발행을 포함한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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