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매출원가 부담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식음료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함에 따라 원재료비와 매장 운영비용 등이 크게 불어난 탓이다. 매출성장률보다 높은 원가증가율에 시장에선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9억4000만원으로 작년 동기 2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1년새 이익 낙폭만 40억원에 달한다. 

한화갤러리아 영업이익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매출이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1200억원에서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한 결과다. 동 기간 백화점 부문 매출은 '명품'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며 작년 3분기 1225억원에서 올해 1077억원으로 12.1% 쪼그라들었다.

이에 더해 매출원가가 확대되면서 이익을 갉아먹었다. 올해 3분기 한화갤러리아의 매출원가는 340억원으로 전년 315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전체 외형이 줄어든 데다 매출원가까지 불어나며 적자를 야기한 셈이다.

특히 매출원가 부담이 커진 건 이 회사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식음료사업과 무관치 않다. 통상 식음료사업은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제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직접적인 원재료비는 물론, 인건비, 매장 운영비용 등이 필수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작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식음료사업에 나섰다. 미국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Five Guys)'가 대표적이다. 작년 3분기만 해도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1곳에 불과했지만 적극적인 출점으로 올 3분기 기준 5개까지 늘어났다. 그 결과 올 3분기 파이브가이즈를 통해 발생한 (제품)매출은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4억원 대비 327.9%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식음료사업 확장에도 원가가 절대적으로 커지며 수익성에는 부정적 여파를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한화갤러리아가 최근 식음료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향후 원가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6월 커피전문점 빈스앤베리즈를 운영하는 '한화비앤비'를 56억원, 지난 9월엔 음료제조업체 '퓨어플러스'를 142억원에 인수했다. 회사는 한화비앤비의 지속적인 출점과 더불어 파이브가이즈 점포 역시 2028년까지 15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화비앤비의 경우 수익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주력하는 기업이라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사장 한 관계자는 "보통 식음료 사업(F&B사업)은 백화점업에 비해 원재료 가격에 대한 변동성이 큰 사업이고 초기에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인테리어 비용 등 매출원가가 많이 발생한다"며 "한화갤러리아가 식음료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매출원가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올 3분기 제조원가 비중이 높은 식음료사업의 신규출점 영향 등으로 매출원가가 증가했다"며 "다만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전세계 1900여개 매장에 동일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SCM(공급망관리)경쟁력을 기반으로 각 거래처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수급해 경기 변동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