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지난 9월 뭉칫돈을 들여 한화갤러리아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그럼에도 현재 주가는 오히려 공개매수 이전보다 더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김 부사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사비를 털어가면서까지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유의미한 성과 없이 출혈만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사장은 지난 8월23일부터 9월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하는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김 부사장이 당초 목표했던 공개매수 물량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였다. 하지만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며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한화갤러리아 지분율은 종전 2.32%에서 16.85%로 올라갔다.
특히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1600원으로 당시기준(8/23) 1개월간 한화갤러리아 주식 종가 평균인 1190원 대비 약 34%, 전일 종가인 1303원 대비 약 23% 할증된 가격이었다. 즉 김 부사장은 평균 주가보다 웃돈을 주고 프리미엄가에 주식을 매입했다.
김 부사장이 거액을 쏟아가며 공개매수에 나선 까닭은 한화갤러리아가 작년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 해 상장한 이후 별다른 배당 정책도 없는데다 잇단 적자로 주가가 저점을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 컸다. 기업가치제고가 절실한 상황에서 오너일가인 김 부사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자사주 매입'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다만 기대와 달리 상황은 반전되지 않았다. 공개매수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오히려 그 이전보다 더 낮은 가격에 형성됐다. 이달 27일 기준 한화갤러리아 주가 종가는 1186원으로 공개매수 시작 전일 종가인 1303원 보다도 9% 하락한 수준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최근 1년 중 최고가는 1845원, 최저가는 1004원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은 김 부사장이 공개매수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한화 주식 126만892주를 담보로 451억원을 차입했다는 점이다. 차입기간은 올 8월22일부터 내년 8월22일까지다. 주식을 담보로 차입할 경우 이자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번 공개매수를 두고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의 출혈만 컸던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상반되게 결과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역효과가 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안정적인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오히려 본업 경쟁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통상 기업의 영업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주가에 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은 일시적인 주가 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유동성 유입에 그칠 수 있다. 반면 본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수익성과 성장가능성으로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본인 주식을 담보로 차입했다면 이자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게는 수십억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며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주식은 오너가의 결단력 있는 공개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반짝 올랐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안정적인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가능성과 수익성,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진행한 공개매수 건은 김동선 부사장 개인 매수의 건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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