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HD현대삼호가 지난해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저가수주 물량을 가장 일찍 털어낸 데다, 높은 선가로 수주한 물량 덕분에 실적 개선 속도가 빨랐다. 올해는 전년보다 많은 11척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을 건조할 계획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HD현대삼호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7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10.3% 증가한 7조31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해 매출보다 5.7%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 가이던스를 높여 잡은 배경은 LNG선 건조량에 있다. HD현대삼호는 올해 총 32척을 건조할 계획이며 이중 LNG선이 11척이다. 올해 계획된 가스선 건조량 15척 중 73%가 LNG선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는 총 35척을 건조했는데 이중 10척이 LNG선이었다.
이로써 LNG선 건조량은 지난해보다 1척 더 늘어난다. HD현대삼호의 연간 건조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 예정임에도 수익성 높은 LNG선 건조가 늘어남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HD현대삼호의 주력 선종인 17만4000입방미터(m³)급 LNG선 척당 가격은 1월 기준 2억6000만달러(3750억원)에 달한다. 조선업계는 선박 인도시 잔금 60%를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이 보편화돼 있다. 올해 LNG선 11척을 건조할 텐데 척당 선가의 60%(2250억원)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단순계산했을 때 LNG선 인도만으로 2조475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게 된다. 이는 매출 가이던스의 33.4% 수준이다.
수익성 개선도 눈길을 끈다. HD현대삼호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5.1%에서 두배 상승한 10.3%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HD현대중공업(4.9%), HD현대미포(1.9%)와 비교해도 크게 앞섰다. 이처럼 HD현대삼호는 과거 불황기에 쌓은 저가수주 물량을 가장 먼저 털어내며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HD현대 조선 3사는 2021년 모두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HD현대삼호만 유일하게 0.4%로 흑자전환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이익률 흑자전환까지 각각 1년이 더 걸렸다.
재무상황도 안정적이다. HD현대삼호는 실질적 무차입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648억원(순차입금비율 -79.1%)으로 집계됐다. 차입금을 크게 웃도는 현금및현금성자산(1조2478억원)을 보유한 덕분이다. HD현대삼호의 현금 여력은 순차입금 -2380억원을 기록 중인 HD현대중공업보다 더 넉넉한 상황이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꾸준히 사업장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했고 LNG선 중심의 선별 수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며 "올해 LNG선 건조량이 지난해보다 더 증가하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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