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7800억원 규모의 상장 계획이 무산되면서 증권업계의 IPO 대표주관 상위권 순위도 요동쳤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마무리했다면 2024년 IPO 대표주관 선두 경쟁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2파전 양상이 될 수 있었다.
8일 '2024년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2024년 IPO 대표주관(스팩·재상장·코넥스 제외) 실적은 각각 5369억원, 5029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2024년 상반기에만 HD현대마린솔루션(7423억원) 등 4건의 IPO 대표주관을 맡으며 같은 기간 1위를 차지했다.
2024년 하반기에도 엠앤씨솔루션(1560억원) IPO를 대표주관하는 등 주관 실적을 쌓았지만 케이뱅크의 IPO 무산으로 실적 순위 3위로 마감했다. KB증권의 하반기 IPO 대표주관 실적은 와이제이링크(427억원), 탑런토탈솔루션(450억원), 엠앤씨솔루션(1560억원) 등 2437억원으로 전년동기(2354억원) 대비 3.6% 증가했지만 대어급 딜 주관에 실패하며 선두권 경쟁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하반기 시프트업(4350억원)‧더본코리아(1020억원) IPO 공동 대표주관을 맡는 등 뒷심을 발휘했다. 상반기 대표주관 실적도 1782억원으로 2023년 상반기(604억원) 대비 3배가량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IPO 주관실적 1위를 달성한 한국투자증권의 기세를 누르는 데 역부족이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관실적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난 결정적 계기로 케이뱅크의 IPO 철회를 꼽는다. 케이뱅크는 2024년 8월 말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10월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공동대표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메릴린치증권이 맡았다.
케이뱅크가 IPO로 조달하려 했던 자금은 7790억원이다. IPO 성공으로 공동대표주관사들이 2597억원씩 실적을 나눠 가진다고 가정하면, 대표주관 실적은 KB증권 7966억원, NH투자증권 762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주관 실적(618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만큼 케이뱅크 IPO 무산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입장에서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8일 기업공개(IPO)를 최종 철회했다. 케이뱅크 IPO가 무산된 것은 지난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연기하고 향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상장을 준비하다가 2023년 2월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2024년 8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면서 10월 말 상장을 목표로 IPO에 재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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