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현대홈쇼핑이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은 'GA(보험대리점)'부문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범현대가로 묶인 현대해상이라는 뒷배경과 함께 홈쇼핑업계 유일의 대면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20년 보험맞춤설계 브랜드 '플랜H'를 내세워 유통사 최초로 GA사업에 진출했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 곳에서 다룰 수 있는 대리점을 뜻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새 회계제도 시행으로 더욱 과열되는 GA 시장'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는 감소한 반면 GA 소속 설계사는 빠르게 증가해 국내 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이를 기회로 삼아 금융사업담당 부서까지 창설했다. 특히 부서 내 금융상품팀과 GA지원팀, GA영업팀을 나눠 GA 부문 확대에 박차를 가해 왔다. 현재 현대홈쇼핑은 1910명의 설계사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생보사 18개사와 손보사 14개사 총 32개사와 계약을 체결해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현대홈쇼핑 GA부문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현대홈쇼핑 GA부문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5965억원으로 현대홈쇼핑 전체 매출 1조9490억원에서 총 30.6%를 차지한다. 또한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작년 상반기 GA 수수료 수입은 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658억원에 비해 25.08% 확대됐다. 같은 기간 신계약 금액도 239억원에서 255억원으로 6.7%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현대홈쇼핑이 GA사업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범현대가로 묶인 현대해상 수혜를 꼽는다. 실제 작년 상반기 기준 현대홈쇼핑과 계약을 맺은 14개 손보사 중 현대해상이 현대홈쇼핑에 지급한 수수료가 가장 많았다. 당시 현대해상은 현대홈쇼핑에 78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으며 이는 전체 수수료 823억원 중 9.5%를 차지했다.  

아울러 현대홈쇼핑이 홈쇼핑업계에서 유일하게 대면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방송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방송시간에 따른 수수료뿐 아니라 계약 체결시 수당까지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1년부터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이 시행되면서 홈쇼핑 보험 광고에 대한 규제가 심화되자 대면채널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홈쇼핑 GA는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 

반면 현대홈쇼핑은 이를 기회로 삼고 플랜H 소속 보험설계사를 확대하며 입지 강화에 나섰다. 실제 현대홈쇼핑의 보험설계사 수는 금소법이 시행됐던 당시 1472명에서 현재 1910명으로 438명이나 늘어났다. 이를 토대로 회사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진행한 보험대리점 내부통제 실태평가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보험가입 실태를 보면 생명보험 같은 경우에는 대면채널을 통해서 90% 이상이 판매가 된다. 따라서 이를 보유한 현대홈쇼핑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기가 더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과 고객 신뢰도, 상품의 차별성, 방송판매 적정성 등을 확인하고 해당 보험사와 협의해 GA를 선정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GA사업부문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