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CJ온스타일이 일부 케이블TV 채널 송출중단이라는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TV 시청자의 지속적인 이탈과 함께 적정 송출수수료를 놓고 유료방송사업자와의 갈등이 격화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송출중단 사태가 타 홈쇼핑업체로까지 확산될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이달 5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일부 케이블TV채널에 대한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매년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며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TV 시청자들의 이탈로 매출은 오히려 떨어지는 시장 구조적인 문제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파악된다. 실제 국내 대형 홈쇼핑 4개사(CJ온스타일, GS홈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21년 62%→2022년 66%→2023년 74%까지 확대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CJ온스타일의 결정이 다른 홈쇼핑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롯데홈쇼핑은 최근 딜라이브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자 과기부에 대가검증협의체를 요청한 상황이다. 현대홈쇼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회사는 IPTV사인 LG유플러스와의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과기부에 대가검증협의체를 요구했다. GS홈쇼핑은 최대한 방송사와 원만하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경쟁사들의 협상 결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딜라이브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계속 이어진 탓에 2022년부터 수수료 인하와 번호 이동을 꾸준히 회사에 제안했으나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불가피하게 대가검증협의체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며 "향후 유튜브와 같은 컨텐츠 커머스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 역시 "LG유플러스와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며 "현재 모바일 활성화를 위해 자체 유튜브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유튜브쇼핑 기능을 도입해 외부 플랫폼 활용과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대가검증협의체가 진행되는 동안 홈쇼핑사와 방송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데 여기서 도출된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 흐름까지 달라질 수 있다. 한 기업의 계약 조건을 완화시킬 경우 다른 업체에서도 이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방송사는 원만한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홈쇼핑업계와의 협상에 응할 수밖에 없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CJ온스타일이 블랙아웃을 단행한 건 홈쇼핑업계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과도한 송출수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에 대해 "방송사가 송출수수료에만 의존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이 아니다"라며 "TV 시청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홈쇼핑업계는 유튜브와 라이브 커머스를 비롯해 모바일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방송사도 송출수수료에만 집중하기보다 사업다각화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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