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중공업이 최근 3년간 300%의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타인자본의존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만큼, 재무구조에 부정적 신호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이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선수금 유입에 따른 계약부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선주사로부터 선박 계약 당시 받은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며 부채비율도 상승한 것으로, 계약부채를 제외한 삼성중공업의 실제 부채비율은 161%로 대폭 낮아진다.
삼성중공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2년 305.7% ▲2023년 357.4% ▲2024년 1분기말 345.5% ▲상반기 328.2% ▲3분기말 304.1%로 줄곧 300%대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면 재무건전성이 양호하고, 400% 이상이면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허수가 존재한다. 통상 조선사는 신조선 건조계약을 할 때 대금의 10%씩 네 번을 받은 뒤 60%가량을 인도 단계에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이 보편화됐다. 이 때 수취한 선수금을 계약부채로 쌓는다. 당장 부채로 잡힐 뿐 향후 선박 인도시 부채는 사라지고 매출로 인식된다. 즉 계약부채가 많을수록 조선사가 수주한 일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도 "선수금으로 구성된 계약부채를 제외한 부채비율을 고려해 조선사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3분기말 기준 계약부채는 5조3093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9922억원 대비 6.4% 증가했다. 계약부채는 2022년 말 3조7574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원대로 증가했고 올해는 5조원을 돌파했다. 신조선 수주 증가로 선수금이 쌓이면서 부채총계도 늘었고, 덩달아 부채비율도 상승한 것이다.
부채총계에서 계약부채를 제외하면 부채비율을 대폭 하락한다. 선수금을 뺀 실제 부채비율은 ▲2022년 200.5% ▲2023년 211% ▲2024년 1분기말 201.8% ▲상반기 187.1% ▲3분기말 161.8%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활동이 개선된 데 이어 지난 9개월새 재무구조가 보다 안정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중공업은 이달 26일 기준으로 총 73억달러(36척·10조73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연간 목표액 97억달러(14조2500억원)의 75%를 달성했다. 올해 수주액은 2022년 94억달러, 2023년 83억달러 대비 줄었으나 이미 3년치 일감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재무건전성을 제고를 위한 노력은 이뿐만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6일 판교R&D센터를 400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2333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은 판교R&D센터 매각 자금으로 재무건전성 개선 및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 및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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