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선박 개발과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에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발주가 증가하면서 친환경 선박 개발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게다가 삼성중공업은 별도로 친환경 실증설비와 드론 테스크포스(TF)를 각각 구성하는 한편 신사업 발굴에 198억원을 출자하며 투자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3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전년 688억원 대비 21.5%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이 8년 적자를 끊고 202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린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는 최근 5개년 내 연구개발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연구개발비는 ▲2020년 502억원 ▲2021년 516억원 ▲2022년 616억원 ▲2023년 68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만 전년 대비 148억원 늘었다.
별도 조직도 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친환경실증설비TF'와 '드론TF'를 꾸렸다. 친환경실증설비TF의 경우 기존 '수소실증설비TF'에서 이름이 변경된 것이다. 수소 외에도 암모니아, 에탄올, 메탄올 등 대체연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TF 명칭을 변경해 연구개발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론TF는 조선소 무인화·자동화 실현을 위한 과정의 일환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4족 보행 로봇 워치독을 자체 개발했다. 독성이 강한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을 위해 거제조선소에 암모니아 실증 설비를 세웠고 이를 워치독으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이 선박과 조선소 혁신에 열을 올리는 것은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저렴한 후판,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초격차 기술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열린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조선소와 친환경 및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통해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미래형 조선소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벤처 투자에도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24일 삼성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73호)에 198억원을 출자했다. 총출자액은 200억원으로 삼성중공업의 출자금액 198억원과 삼성벤처투자의 출자금액 2억원으로 구성된다. 삼성벤처투자는 일반적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의 자금을 기반으로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해 전략투자를 한다. 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기술 고도화, 탄소배출 저감, 대체연료 추진 기술, 디지털 선박 기술 등 미래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만큼 삼성벤처투자도 관련 분야 혁신 기업과 기술을 발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친환경·무인선 개발과 조선소 생산공정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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