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방위산업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이 일제히 날아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면서 방산이 대표 수혜업종으로 떠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에 근거해 군사력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8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체 900여종인 국내 ETF 중 방산 관련 상품 5종이 지난 6일 대비 수익률 20위권 안에 들어갔다. 방산 관련 국내 ETF가 전체 6종이고 20위권에 못 들어간 1종은 지난달 29일 갓 상장된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수익률 20위권에 들어간 ETF는 신한자산운용 'SOL K방산'(5.22%),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우주방산'(5.22%), 한화자산운용 'PLUS K방산'(4.45%), 타임폴리오자산운용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 액티브'(4.37%), 우리자산운용 'WON 미국우주항공방산'(4.08%)이다.
방산 관련 ETF의 수익률이 일제히 높아진 이유로 지난 6일 오후 트럼프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점이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의 일환으로 방위비 증액을 약속한 데다 다른 나라 정부 역시 국방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8월 대선 유세 연설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에) 모든 것을 공짜로 줬다"며 "군 재건을 위해 역사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EU(유럽연합) 회원국을 상대로 연간 GDP(국내총생산)의 3% 이상을 국방예산으로 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방산 관련 ETF는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의 주요 투자대상이자 국내 상장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7일 종가가 6일 대비 일제히 뛴 점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신한자산운용은 7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제조업 기반 국가가 아닌 만큼 향후 국방력 강화를 위해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의 무기 생산력 및 빠른 공급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 방산기업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주장하는 점은 방산 관련 ETF의 향후 수익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방산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 기업의 경쟁이 심화된다면 한국 방산기업 투자 ETF의 경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및 비용 분담 요구 정책 특성상 한국과 미국의 방산 협력 후퇴가 우려되는 등 일부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며 "자국 우선주의는 미국 조달시정 접근성을 떨어뜨려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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