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방위산업(방산)' 중심으로 ETF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다만 방산 테마 ETF의 흥행을 기반 삼아 다른 분야에서도 몸집을 키운 ETF 라인업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 ETF 순자산총액은 22일 기준 4조227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보다 1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4조원선을 넘어섰고, 같은 기간 ETF 시장점유율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랐다.

'PLUS K방산'이 올해 들어 인기를 끌면서 한화자산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총액 증가를 견인했다. 이 ETF는 2023년 1월 상장됐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KAI)‧LIG넥스원‧현대로템 등 국내 방위산업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 방산 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중동‧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안정적 수출 실적을 올려왔다. 방위산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내놓은 관세 정책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KAI)‧LIG넥스원‧현대로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결기준 합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4개 기업의 올해 연결기준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힘입어 PLUS K방산 역시 연초부터 지금까지 수익률 92.1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89%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익률로 볼 수 있다. 순자산총액도 22일 기준 6878억원으로 연초보다 169.8%(4329억원) 급증했다. 

PLUS K방산은 국내 방위산업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통틀어 가장 이른 시점에 나온 만큼 시장 선점 효과도 발휘됐다. 다른 ETF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방산&우주'는 2023년 7월, 신한자산운용 'SOL K방산'은 2024년 9월에 각각 출시됐다. 

'PLUS 글로벌방산' 역시 ETF 순자산총액 증가에 기여했다. PLUS 글로벌방산은 지난해 11월 상장됐으며 독일 라인메탈, 스웨덴 사브 등 글로벌 방위산업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다. EU(유럽연합)의 방위 강화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준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PLUS 글로벌방산은 23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수익률 49.61%를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순자산총액도 22일 기준 473억원으로 연초대비 278.4%(348억원) 급증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선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등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ETF 이미지가 명확하다는 강점이 있는데 한화자산운용은 '방산'에서 같은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자산운용은 주력 ETF 상품들의 몸집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ETF 68종을 통틀어 순자산총액 1000억원을 넘어선 상품은 6종뿐이다. 주요 경쟁사인 신한자산운용은 17종, 키움투자자산운용은 12종인 점과 비교된다. 

이에 대응해 한화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좋은 ETF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일단 장기 흥행 중인 커버드콜 ETF 분야에서 올해 'PLUS 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 ETF를 출시했다. 

최근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과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ETF를 연달아 출시했다. 양자컴퓨팅과 휴머노이드는 최근 기술주 투자자에게 가장 각광받는 분야다. 한화자산운용도 관련 ETF를 발 빠르게 상장해 개인투자자의 눈길을 끌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면서 방위산업 등 글로벌 메가트랜드에 부합하는 주요 투자자산군을 찾았다"며 "앞으로도 ETF 투자자에게 최적의 성장 기회를 제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