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맘스터치앤컴퍼니(맘스터치)가 최근 가격 인상을 전격 단행했다. 배달 수수료 등 매장운영 제반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보전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맘스터치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상승하고 있는 데다 작년부터 모회사인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를 향한 배당금도 파격적으로 급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인상이 모회사의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맘스터치가 이달 24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닭가슴살을 원료로 하는 휠렛버거 등 버거 4종 가격을 인상한 이후 일 년 만의 가격 조정이다. 인상 품목은 버거 28종과 치킨 12종, 사이드 메뉴 12종을 포함해 총 62종이다. 버거는 300원, 치킨은 500원, 사이드 메뉴는 100원씩 올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맘스터치가 가격 인상안을 발표한 시점이 김동전 맘스터치 대표이사가 국정감사에 소환된 다음날이라는 점이다. 지난 21일 김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뭇매를 맞았다. 가맹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취해 가맹점 평균 점포당 이익률보다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 맘스터치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연결기준 16.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여타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인 버거킹이 3.2%, 롯데리아가 2.3%, 맥도날드가 적자의 영업이익률을 각각 기록한 점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맘스터치는 배달 플랫폼들의 수수료 인상에 따른 점주들의 수익성 악화와 매장운영에 소요되는 각종 제반비용 증가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졌고 이에 따라 제품가 인상을 부득이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이미 맘스터치의 영업이익률이 15%를 넘어선 데다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선 맘스터치가 소비자가격을 올리면서까지 본사의 높은 이익률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모기업에서 찾고 있다. 현재 맘스터치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12월 맘스터치 지분 56.8%를 1938억원에 매입했고 2022년 7월 맘스터치가 자사주 207만9635주를 소각하면서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특히 모회사가 사모펀드로 교체됨에 따라 맘스터치의 영업이익률은 수직 상승 중이다. 2019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6.6% ▲9.2% ▲13.1% ▲15.8% ▲16.5% 순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모회사는 인수 5년째인 작년부터 유상감자와 배당금을 통해 860억원을 웃도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 올해도 맘스터치가 가격 인상에 나서며 영업이익률을 보전하게 된 만큼 모회사에게 흘러가는 현금은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맘스터치가 진정으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원했다면 본사의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서 가맹점주의 이익률을 챙겨줬을 것"이라며 "회사의 영업이익률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에 전가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맘스터치의 경우 경쟁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사모펀드가 모기업인 특수성이 있다"며 "이익을 극대화해 모기업이 회수하는 현금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가격 인상은 각종 수수료와 원자재 등의 부담으로 가맹점주 협의회와 장기간 논의를 한 결과다"며 "맘스터치의 경우 99% 가맹점 체제이다 보니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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