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맘스터치앤컴퍼니(맘스터치) 최대주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작년 맘스터치에 대한 유상감자와 고액 배당을 통해 무려 870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맘스터치는 뭉칫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부채비율이 50%대에서 120%까지 단숨에 치솟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의 재무건전성을 도외시한 무리한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작년 6월 66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는 맘스터치가 금융감독원 공시를 기재한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회사의 이전 배당 추이를 보면 2019년 47억3000만원 배당이 가장 컸고 2021년과 2022년에는 배당 자체를 하지 않았다.
특히 이 회사의 2022년과 2023년 연결 당기순이익이 321억원과 469억원 남짓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작년 배당액은 연간 순이익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맘스터치의 작년 고액 배당이 이 회사를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갔다는 점이다. 현재 맘스터치 지분구조는 케이엘앤파트너스가 2019년 맘스터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당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 지분 56.8%를 1938억원에 사들였고 이후 2022년 7월 맘스터치가 자사주 207만9635주를 소각하면서 100% 지분을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에 올랐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작년 8월 맘스터치에 대한 유상감자도 추진하며 201억원 규모의 현금을 추가로 획득했다. 당시 주당 3480원에 소각됐으며 맘스터치 발행주식 수는 기존 810만2118주에서 206만7635주로 뚝 떨어졌다. 결국 케이엘엔파트너스는 작년 맘스터치 배당금과 유상감자로만 87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챙긴 셈이다.
반면 맘스터치는 작년에만 한꺼번에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재무건전성이 뚝 떨어졌다. 먼저 고액 배당으로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전년 657억원 대비 29.2% 쪼그라든 465억원에 그쳤다. 나아가 유상감자로 자본총계가 2022년 916억원에서 작년 514억원으로 43.9% 크게 감소하면서 부채비율 확대로 이어졌다. 실제 이 회사의 작년 연결 부채비율은 124.6%로 전년 50.3% 대비 1년 만에 74.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엑시트 시점을 앞두고 무리한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기업에 투자한 이후 최적의 엑시트 시점은 5년 안팎으로 보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를 인수한 지 올해가 5년째인 만큼 투자금 회수에 서두르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시장 한 관계자는 "맘스터치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순이익이 300억~400억원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배당으로만 660억원을 소진하는 것은 상당히 큰 액수다"며 "일반적으로 기업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경우 엑시트 시점을 앞두고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고액의 배당을 받아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맘스터치의 경우 배당금을 과하게 지출하다 보니 현금 유출이 커졌고 자본이 줄면서 부채비율까지 급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맘스터치 관계자는 "작년에 배당금과 유상감자로 대규모의 현금 유출이 발생해 부채비율이 늘어난 점은 맞다"며 "그럼에도 초기에 사모펀드가 전폭적인 투자를 지원했고 그 부분에서 창출된 현금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환원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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