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군인공제회가 일반 사병들의 병(兵)회원 저축상품 가입이 시작되며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 출자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만약 사병 전체가 적금에 가입한다면 연 최대 9조원의 자금을 확보해 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자산총액(18조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지난 10일부터 일반 사병들을 대상으로 자유적립형 병 회원 저축상품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현역 및 만 34세 이하 예비역 병이라면 매달 최대 150만원, 5% 단일 연복리로 저축이 가능하다. 저축의 만기는 10년이다. 현역병은 최초 가입일로부터 10년, 전역 후 만 34세가 되기 전까지 해당 저축 상품을 유지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은 매달 최소 1만원부터 최대 1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군인공제회법에 근거해 원금을 보전받는다. 장병내일준비적금, 청년도약계좌 만기금액 납입시 월 한도를 적용하지 않고 저축 가능하다. 이자소득세율은 15.4%이며 군인공제회 이사회 의결 시 변동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
군인공제회는 이 상품 외에도 회원퇴직급여 승계기간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올해 신설한 연금형 목돈수탁저축도 가입금액을 기존 50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회원제일경영 실천을 위한 개선방안이 이번 군인공제회법 개편안에 포함됐다.
일반 사병의 자유적립형 저축 가입으로 PEF와 VC 등 자본시장에선 군인공제회의 출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2년 말 국군의 평시 병력은 약 50만명으로 집계된다. 이들이 모두 병회원저축에 가입해 월 최고 한도로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이론상 매년 9조원을 군인공제회에서 조달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9조원은 지난해 군인공제회 자산총액(17조6027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향후 투자활동으로 자산운용에 나설 경우 공제회의 자산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 등 그간 주력했던 투자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며 군인공제회는 PEF와 VC 등 대체투자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는 추세다. 업계가 군인공제회를 새로운 '투자 마중물'로 기대하는 이유다.
실제로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말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을 블라인드펀드로 출자하며 업계 큰손으로 부상했다. 올해에도 지난해 대비 금액을 대폭 증액해 출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전년 대비 50% 늘어난 4500억원 이상 출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모든 현역병들이 군인공제회 저축에 가입하진 않겠지만 상당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며 "자금운용 규모가 늘어나면서 향후 PEF와 VC 출자 등 공격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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