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연내 26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3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 계획이 있는 만큼 자금 조달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포스코퓨처엠의 이번 발행이 올해 하반기 들어 포스코그룹의 첫 공모채 발행이라는 점에 쏠린다. 포스코퓨처엠을 필두로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 릴레이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16일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세부적으로는 3년물 2000억원과 5년물 10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해 이달 24일에 발행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맡았다. 희망금리 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 포인트) 수준을 제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019년 공모채 시장에 손을 뻗은 뒤 매년 공모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정기 이슈어(Issuer)다. ▲2020년 1000억원 ▲2021년 2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매년 발행 규모를 키워왔다.
심지어 지난해의 경우 세 차례나 공모채 시장을 찾으며 순발행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미래소재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대규모 투자금 마련에 나섰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포스코퓨처엠은 약 2조8000억원 가량의 설비 투자(CAPX)를 계획해 둔 데다, 연내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400억원, 12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일정이 있다 보니,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금 조달을 위해 공모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포스코퓨처엠은 공모채 시장을 찾지 않았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한 포스코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에 공모채를 발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인화 포스코 회장 취임 후 자금조달 계획에 다소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왔다.

하지만 포스코퓨처엠이 하반기 시작부터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을 시작으로 포스코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등판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퓨처엠 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날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연내 만기도래 채무 일정이 속속 돌아오고 있는 만큼 공모채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그룹 계열사가 회사채 시장에 등판만 하면 충분한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을 향한 투자자 투심이 견조한 데다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에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매수 기조도 높기 때문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투자 수요가 높아 등급 전망이 '안정적'만 달려있으면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며 "포스코퓨처엠의 신용등급은 AA-로 우량한 데다, 등급전망도 '안정적'인 점을 고려하면 모집액을 웃도는 매수 주문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을 시작으로 만기도래 채무 일정이 있는 포스코 계열사들이 공모채 시장에 줄줄이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발행 외에도 유상증자나 추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이 4887억원에 불과한 데, 연내 조 단위 투자가 계획돼 있어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말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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