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논란이 확산되면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게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임직원 1700여명이 여의도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면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한 까닭이다. 이에 김동명 LG엔솔 사장이 나서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다만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사장이 실적 개선 부담을 이겨내고 결속력을 다질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업황 둔화 이슈를 시작으로 ▲메탈가 하락세 장기화 ▲유럽시장 침체 속 경쟁 가열 ▲미국 대선 불확실성 ▲성과급 이슈까지 다사다난 한 연초를 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내부 결속력을 다져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성과급 논란은 뼈아프다.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데다, 배터리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진 만큼 여느 때보다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동명 사장도 지난해 12월 CEO 취임사를 통해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회사의 비전도 곧 수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의 중장기 미래 비전을 대외적으로 선포해 구성원 간 결속력을 다지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비전을 제시하기도 전에 성과급 이슈가 터졌다. LG엔솔이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 362%로 책정하자 임직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일부 임직원들이 익명 모금을 통해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1분기 내 합리적인 성과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제는 비용부담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성과급 이슈가 반복될 경우 장기적으로 비용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LG엔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7%, 53.7% 쪼그라들었다. 연간으로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78.2% 증가했지만 올해는 수익을 얼마나 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매년 두둑하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엔솔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89% 증가한 2조8314억원으로 예상된다. 6개월 전 컨센서스 추정치(5조1454억원)보다 44.9% 줄어든 규모다.
김 사장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1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 참석 전 성과급에 대한 직원 불만과 관련해 "정책적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가 여러 외부 변수에 축소되거나 흔들리곤 하는데 이 불확실성을 저희가 목표로 담기는 어렵다"며 "구성원들이 느끼기에 외부에 발표되는 것과 괴리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좋게 풀어나가기 위해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성과급 제도 개선에 따른 추가 비용발생 가능성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중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는 외부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기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며 "추가 비용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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