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올해 8월 4680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히며 기술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차세대 배터리 양산 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LG엔솔이 처음이다. 일본 파나소닉도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4680 배터리를 개발 중인 가운데 국내 1위 배터리 제조업체가 일본을 제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선점에 나설지 주목된다. 

LG엔솔이 8월 4680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말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6시리즈 양산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15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에서 김동명 사장이 양산 시점을 "이르면 8월"로 직접 언급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사장이 지난해 말 CEO 취임사를 통해 "제품 및 품질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힌 데 이어, 차세대 배터리 양산시점도 구체화해 거듭 기술개발에 고삐를 당기고 있음을 분명히 한 까닭이다. 

전 세계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22년 108GWh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 규모로, 연평균 27%씩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길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배터리 보다 에너지 용량이 5배, 출력 6배가량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다. 2170 배터리에 비해 크기와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는 늘리고, 생산비용은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4680 개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당장 4680을 생산하는 곳이 없지만 LG엔솔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여러 배터리 제조업체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LG엔솔의 4680 양산이 경쟁사 대비 빠를 경우 고객사 확보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엔솔의 4680 최대 경쟁사는 파나소닉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엔솔이 양산 시점을 올해 8월로 구체화한 가운데 파나소닉도 2025년 회계연도 상반기(2024년 4월부터 2024년 9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LG엔솔은 국내 오창공장에 9기가와트시(GWh) 규모 46시리즈 생산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전기차 1대당 배터리용량 75kWh를 가정하면 12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곳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테슬라 전기차 생산을 위해 납품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창공장은 테슬라향 제품 생산라인으로 활용하고 2025년 완공 목표인 미국 애리조나 공장(36GWh)은 테슬라뿐 아니라 신규 고객사 유치하는 구심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오창공장에서 46시리즈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으로, 추가로 중국 난징공장에서도 양산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 완공하는 애리조나 공장에선 테슬라 외 신규 고객사에도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